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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버클리의 라일락 와인(Lilac Wine)을 들으면 소설가 김채원 원작의 드라마 '초록빛 모자'가 떠오른다. 소설로 읽었지만 내겐 ‘TV문학관’이란 이름의 단편 드라마로 봤을 때가 더 기억에 남는다. 그중 남장 여자인 서갑숙과 초록빛 모자를 쓴 박영규가 자전거를 타고 꽁꽁 얼어붙은 강 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는 장면을 보면서 나는 사뭇 부러움을 느꼈지. 지금 생각하니, 두 사람의 불안한 사랑을 상징하는 장면이지만, 왠지 아름답게 보였던 것이다. 애별리고(愛別離苦). 하지만 상처를 입어도 좋으니 저처럼 사랑에 빠졌으면 좋겠다고 혼잣말로 중얼거렸을지도 모른다. 초록빛 모자를 찾아봤더니... 역시 검색의 시대란 말이 실감 난다. 내가 기억하는 그 장면이 고스란히 사진으로 남아 있지 뭔가. 서갑숙은 극 중에서 ‘사랑의 묘약’을 어떻게 하면 제조할 수 있을지 궁리한다. 지금 내 기억에서 지워진 제조법이다. 아무래도 김채원의 소설을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제프 버클리는 라일락으로 담근 와인을 노래했다. 라일락으로도 와인을 담글 수 있다고? 그 노래를 처음 들으면서 내게 떠오른 의문이다. 제프가 라일락 와인을 마시기까지 했다니까 그쪽 세상에서는 그런 와인이 있긴 있었던 모양이다. 라일락 와인은 달콤하지만 머리 아프지, 마치 내 사랑처럼 라일락 와인은 날 흔들리게 하지, 마치 내 사랑처럼 서갑숙이나 제프 버클리는, 사랑이 멀어지거나 사라지는 걸 두려워해서 각자 묘약과 와인에 의존했을 것이다. 제프 버클리는 라일락 와인에 취해 몽롱한 상태에서 그녀가 다가와 주길 기대한다. 그녀가 여기로 다가오고 있는 거 아냐? 저기 보이는 게 그녀 아냐? 세상에서 가장 애잔한 목소리로 노래 부르는 가수였던 제프 버클리. 그는 서른한 살에 세상을 떠났다. 그에게 왜 그처럼 슬프게 노래 부르냐고 묻는 건 부질없다. 울려고 그가 왔기 때문이다. https://youtu.be/5PC68rEfF-o?si=OF4xqKwgsHwb1XgW



댓글 1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초록빛 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