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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엽서] 당신의 조각배 커다란 배는 깊은 물에서 뜹니다. 물의 깊이에 따라 배의 크기도 달라지지요. 얕은 물에는 철모는커녕 똥바가지 하나 띄우지 못합니다. 당신의 가슴을 타고 흐르는 강에는 어떤 배가 떠다니고 있습니까? 마음에 담아 두었다 꺼내어 깨알같이 써 내려간 편지지로 접은 그대의 종이배는 당신의 강을 떠내려가 무사히 바다로 전해지고 있습니까? 이 으스스한 날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물살은 일렁이지 않고 잔잔히 그대를 보내고 맞이합니까? ‘세파’라는 풍과 물의 살에 쫓기어 시달리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얕은 물에서 이 돌, 저 돌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소리만 요란하게도 흐르는 것이 모질고 거센 세상의 풍파입니다. 일엽편주(一葉片舟)로 이리저리 흘러가다 여기저기 부딪쳐 겨우 떠다니는, 때로는 난파선이 되기도 하는 삶은 아니지 않은가요? 깊은 물은 소리가 없습니다. 일렁이기만 합니다. 가여운 당신은 얼마나 소리치며 세상을 살아가십니까? 아마도 무언의 소리, 가슴으로 울부짖는 속 깊은 울림일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본래의 당신입니다. 당신은 떠다니는 배가 아니라 물임을 기억하십시오. 깊숙한 곳에 출렁이는 크나큰 물 자체입니다. 단지 설레일 뿐 급하지도, 휩쓸리지도 않습니다. 참을성을 가진 누구나의 위대한 본성은 소리 없이 드러나 서서히 땅으로 나아가 세상을 움직입니다. 당신이 먼저입니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지리한 인내의 결실로 계절은 완성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당신도 무르익습니다. 무엇이든지 열매가 됩니다. *** “이 가을날에도 여전히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새벽이슬’이었습니다. <사진> 전남 완도군 금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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