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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이른 아침 그릇 부딪히는 소리에 눈을 뜨니 불현 듯 숲의 향기가 그리워 아이 출근길에 따라 나섰다. 작은 딸애의 직장이 안산 근처에 있는데 오늘 근무가 데이Day 근무라 한다. 직업 특성상 Day Evening Night로 3교대 근무를 하는데 데이 근무는 오전 7시까지 출근해서 3시에 퇴근하고 있다. 아이 출퇴근에는 엄마의 의전 차량이 기동을 한다. 산을 오르니 마땅히 등산이라 하여야 하나 등산이라 말하기에 안산은 조금 과하고 산책이라 하기에는 조금 미흡하나 나는 산책이라 말해 오곤 하였다. 그렇게 나는 아이의 출근길에 얹혀 숲의 향기를 맞으러 비교적 얕고 완만한 안산에 다다랐다. 안개가 걷히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 탓인지 조금은 몽환적 분위기가 연출되어 나서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허브향이 있는 정원을 지나 계단 옆길의 흙길을 걸어 오르니 메타쉐퀘이어가 반기고 있었으며, 허리부터 휘감은 안개는 공기층을 형성하고 숲속의 향기를 그대로 머금고 있었다.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한모금 물고는 온전한 이 아침의 행복을 느껴본다. 언덕을 오르는 길에 만난 흰 물감을 흩뿌려 논 듯한 휜꽃과 노란 백일홍을 닮은 노란 들꽃, 라벤더를 닮은 보랏빛 들꽃들에게서 나는 향기가 숲의 향기와 어우러져 숲길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정상에 다다러서는 키만한 봉수대가 안개 자욱한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고, 봉수대 뒤로 보였던 시내의 모습은 안개에 묻혀져 있었다. 바람에 흐늘거리는 푸른 빛 아카시아 잎은, 흐릿하게 처리된 안개를 배경으로 검게 보였으며 나의 카메라에선 산수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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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만난 흰 강아지를 안은 여인과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단을 올라오는 배불뚝 청년, 멀리서 들려오는 아침 운동의 함성소리를 뒤로하며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어 황토길을 밟는다. 발가락 사이사이, 발바닥을 간지럽힌 누런 황토 진흙을 씻어 내며 말을 건네 본다. ‘아직 물이 따뜻하네요’ 시장기를 느낀 탓일까 마치 참기름과 들기름의 완벽한 밸런스로 비벼 놓은 비빔밥 한 숟가락을 입안에 넣은 듯한 아침의 산책이었다.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글이라 힐링이 됐습니다. 감사드려요~
이거 참~~햇살이 눈부신 아침에 클래식 들으며 브런치와 함께 드립커피를 먹는 그런 느낌의 수필이네요. ~~~
편안하고, 여유로운 일상에서 담백함이 가득 묻어나는 글이네요. 글을 보면 성격이 나타난다더니, 그 말이 맞는 듯 합니다. ^^
20년째 서대문 안산 자주 다니는 길! 스케치하듯 글을 써주시니 편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