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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읽고 (5-4) - 비갠후 아침- 나에게도 특별한 기억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읍내에 사는 나보다 두 살 위인 사진관 집 딸이 있었다. 시골 읍내에서 유일한 그 사진관은 내 돌사진이며 가족사진을 찍어준 곳이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그 집에 자주 드나들었던 곳이었기 때문에 사진관 아저씨는 항상 나를 볼 때마다 귀여워했고, 안아주기도 했다. 역시 나를 동생처럼 여기던 누나는 나를 데리고 다니며 같이 소꿉장난을 하면서 ‘너는 아빠, 나는 엄마’ 하면서 우리 나중에 행복하게 살자’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누나는 나한테 클래식 음악 테이프를 건네주고 감명 깊게 읽었다며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누나가 집을 비울 때는 공부하라고 방을 내어주기도 했었다. 서울로 우리 가족이 이사하면서 그동안 연락이 없었고 인연이 끊어졌다고 생각했었다. 우연히 종각역에 있는 종로서적에서 나를 알아본 누나의 친구로부터 누나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서로 연락이 되어서 커피숍에서 마주했을 때 누나는 젊고 예뻤지만 누나는 ‘3년 전 결혼했고 공장을 운영하는 남편이랑 늘 바쁘게 지내고 있고, 지금은 잠깐 나왔지만 빨리 들어가야 한다는 말과 함께 잠깐 얼굴을 보았으니 이제 됐다’며 악수도 없이 헤어진 게 마지막이었다. 이처럼 나도 마지막은 서로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이 든다.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고등학교 때까지의 아련하고 소중한 기억이 남아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 2
만나길 잘했다는데 한표!!
서로 그리움으로 남았으면 여전히 애잔~~ 잘 만났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