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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ㆍ추억 소환 창작글쓰기
    서울특별시 마포구

    자혼님 글입니다 오래 전 어느 봉사(奉仕) 단체에서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돕느라 일주일에 세 번씩을 무료로 도시락을 나눠주는 행사(行事)를 개최한 적이 있을 때 생긴 일이었습니다.   그날따라 영하 10도가 넘는 몹시도 추운 날이었는데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이라 그런지 급식소를 찾아온 사람들이 제법 꽤 많았습니다. 봉사자(奉仕者)들은 도시락 한 개에다 따뜻한 국물을 따로 담아 포장지에 싸서 한 사람에게 한 개씩을 나눠 주었습니다.  한 사람에게 한 개를 주는 것이 정해진 규칙(規則)이었지요. 봉사자들이 열심히 급식(給食)을 하고 있는데 남루한 옷차림인 어느 남자 아이가 급식대로 다가와 도시락 세 개를 집어 자신의 가방에다 얼른 담았습니다.  그때 아무런 죄의식 없이 절도 행위(行爲)를 저지르는 아이를 지켜본 사람이 있었습니다. 무료 급식소를 처음 나온 초등학교 선생님인 여자 봉사자(奉仕者)였습니다. 봉사자는 아이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절도행위를 하는 것을 본 순간 그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 얘! 어디서 감히 도둑질을 하는 거니?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가져가면 다른 사람이 먹지를 못하잖아! 왜? 어린 나이에 그런 나쁜 짓을 하는 거야! 좋은 말 할 때 빨리 이곳에 도로 갖다 놔라! 그렇지 않으면  혼을 낼 테니까! " 봉사자는 형사가 범인을 현장(現場)에서 체포해 추궁하듯이 사람들 앞에서 아이를 큰 목소리로 꾸짖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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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는 얼굴이 빨개진 채 가방 안에 넣었던 도시락을 모두 꺼내 탁자위에 내려놓고는 쏜살같이 그곳을 빠져 나갔습니다. 아이는 한 손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그때 주방(廚房)에서 일하고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이 밖으로 나와 아이를 쫓아낸 봉사자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이곳은 가난한 동네예요!  그리고 오늘같이 추운 날은 일이 없어 부모(父母)들이 일을 못 나갑니다!  그래서 아이가 가족을 대신해서 나와 아빠와 동생을 먹이려고 도시락 세 개를 챙긴 거예요. 저 아이의 아버지는 일하다 사고(事故)를 당해 방에서 누워 지내고 엄마는 파출부(派出婦) 일을 하러 다니느라 가족을 돌 볼 여유가 없다보니 장남인 저 애가 도시락을 세 개를 챙긴 거라고요.  선생님 때문에 이 추운 겨울날에 가족(家族)들이 꼼짝없이 굶게 생겼네요!ㅠㅠ " 선생님은 그 말을 듣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저 애가 얼마나 효심이 깊고 착한 아이인데요. 가끔씩 이곳을 찾아와 청소(淸掃)도 해주고 심부름도 해주고 심지어 설거지도 도와주는 너무나 착한 아이거든요. 앞으로 한번 만 더 생각을 해주시고 나무라 주세요." 다른 아주머니의 말이 선생님의 가슴에 날카로운 비수처럼 꽂혔습니다. 순간 부끄러움과 미안한 표정(表情)으로 가방에 넣었던 도시락을 꺼내는 그 아이의 서럽고도 슬펐던 눈망울이 생각나자 선생님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습니다. 마음을 추스른 선생님이 아주머니에게 그 아이의 집이 어딘지 알아냈고 도시락 네 개를 챙기고 사비를 들여 과자와 빵과 라면등 먹을 것들을 잔뜩 사가지고 아이의 집을 찾아 갔습니다. 입김이 솔솔 피어나는 추운 방안에서 세 식구는 이불을 덮은 채 추위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봉사자는  그 아이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정말 미안해~ 내 생각이 짧아서 너에게 큰 상처(傷處)를 준 것 같아 너무 미안해...."  뜨거운 눈물이 목을 타고 솟구쳐 오르자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도 아이의 동생도 그리고 누워있는 아빠도 함께 울었습니다. 모처럼 방안에는 아이의 가족(家族)들과 선생님의 사랑이 뒤엉킨 채 따뜻한 사랑의 온기(溫氣)를 품어내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선생님은 그 아이의 정식적인 후원자(後援者)가 되어 온갖 정성을 다해 물심양면(物心兩面)으로 도와주어 마침내 날개 없는 천사(天使)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누군가의 잘못을 자신(自身)의 판단으로 지적(指摘)을 하기 전에 먼저 한번만 더 생각하고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였습니다. 남의 허물은 내 눈에는 잘 보이지만 나의 허물은  자신(自身)은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내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이 필요(必要) 합니다. 될 수 있으면 착하고 겸손(謙遜)한 사람과의 만남을 통하여  그 사람의 선한 행실(行實)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작은 감동 하나가 바로 그런 거울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는 얄팍해진 교만(驕慢)함과 점점 더 흐려지는 판단력을 과감하게 벗어 버리는 가운데 남의 허물과 잘못을 서둘러 지적(指摘)하기 보다는 한번만 더 생각해 주고 슬쩍 덮어주는 배려(配慮)의 삶을 살아가심으로 우리 모두 다함께 행복(幸福)을 나누며 살아가는 세상이 될 수 있기를 소망(所望)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年末)이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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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다가 울컥했네요 형식에 치우쳐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다시금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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