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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ㆍ추억 소환 창작글쓰기
    서울특별시 마포구

    남의 식펀 보기님 수필 토닥토닥..... 언젠가부터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을 즐기고 있다.유심코 본 유튜브에서 계단 걷기가 많은 운동이 된다는 정보를 접한 이후부터인 것 같다. 집에 있을 때는 운동한답시고 아파트 계단을 네다섯번씩 오르고 내렸다. 그런데 출근하는 곳이 생긴 후로는 주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며 여행하듯 서울을 돌아다니고 있다. 보라매역, 장한평역, 혜화역..... 일부러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 다녀 서울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자세히 본다. 쾅! 무거운 철문인 현관문을 닫고 나서면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지 않고 바로 옆 비상구 문을 힘겹게 시발시발 욕하며 연다. 다음에는 비상구 문이 부드럽게 열리기를 욕지거리로 한바탕 쏟아놓고 19층의 계단을 하나 둘 내딛으면 절로 하루가 시작된다. 계단 끄트머리에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길게 늘여붙인 테이프가 뜯겨서 보기 싫지만 다음에는 잘 정돈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내려간다. 아파트 정문 앞 버스 정류소는 벌써부터 아침 햇살로 가득하다. 눈부신 하늘을 좁은 손바닥으로 가리고 걷는 모습이 무척이나 예민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작년에 점 빼는 시술을 받고 의사에게 협박성 잔소리를 듣다보니 태양이 부담스러웠으리라. 태양과의 싸움이 끝날 즈음 나타난 지하철의 입간판을 뚫고 개찰구를 향해 내려가는 계단이 이리 좋을 수가. 삑! 개찰구를 통과해도 또 계단.... 급히 들어오는 차량에 뛰어 올라 지하철 입구 봉에 기대어 서서 사람들의 표정을 훔쳐보는 것은 어느덧 습관이 되었다. 내려야 할 곳에서 환승할 표지판을 찾는데 여유로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장애인을 위한 노란 돌출길. 무심코 그 돌출부분만을 밟으며 걸어 보았다. 과연 시각 장애인들은 이 길을 어떻게 인식하고 다닐까? 물론 시각 장애인이 노란 길을 이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기에 갖는 의문이리라. 노란 길이 끝나는 무렵에 또다시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나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계단으로 오르면서 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는 듯 했다. 왜 굳이..... 나만의 생각이길바라며 수구린 얼굴로 씩씩하게가 아닌 핵핵대며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 숨 참에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하필이면 왜 이 때에 아주 궁금한 사항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궁금증을 풀어줄 일에 관련된 분과 통화를 하며 오르다가 죽는줄 알았다. 핵핵거리는 소리를 안내려 참는 것이 더 힘들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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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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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화를 마칠 때즈음 도착한 역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며 찾아오는 잡생각들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역시 잡생각은 마약과 같다. 힘들게 하지 않는 마약..... 아직도 지하철 밖 거리는 햇살로 가득하다. 또각또각 소리내며 걷는 발걸음에 입맞춤을 하고프다. 오늘도 수고했다. 그래서 이제는 거슬러 오를 수 없는 세월이기에 핵핵거림마저 사랑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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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그레이스

    잡념은 운동하면 사라진다고 들었습니다 일거양득 되시는 좋은 선택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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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희맘

    저는 식판님이 궁금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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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이16

    리얼한 표현으로 시작되는 마음그대로의 글 재미있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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