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아내는 양파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유별나게 즐겨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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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파> 아내는 양파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유별나게 즐겨먹는 편은 아니다. 그저 집안 식재료 가운데 떨어져서는 안 될 필수 품목인 셈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겨울 채비로 김장을 담그고 연탄을 삼천 장 정도 창고에 들여놓으셨다. 아내의 마음도 비슷한 것 같다. 작년 양파 작황은 낙제점이었다. 늦가을에 200모종을 심었다. 유튜브 학습으로 겨울나기를 위해 멀리 파주까지 달려가서 볏단을 구해와 덮어 주었다. 허사였다. 겨울 추위에 대부분 동사하고 고작 30개 정도 살아남았다. 그마저도 씨알이 작아 아내의 눈에 차지 않았다. 실패는 정말 성공을 가르친다. 작년 늦가을 400개의 양파 모종을 심었다. 이번 겨울나기는 완전 무장이다. 동네 철물점 비닐은 폭이 작아 대전 전문 가게에서 폭 3미터의 비닐과 하우스 만들 철심을 샀다. 북풍아!! 세차게 몰아쳐 봐라. 동장군아!! 으르렁 거려 봐라. 세찬 한파 이겨 냈다. 씨알도 내 주먹만 하다. 아내의 흐뭇한 미소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