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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메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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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신나는 [책수다] -단향-
    서울특별시 은평구

    고등학교 때, 대학 들어가면 꼭 하고싶었던,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인사동에가서,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 여사께서 운영하시는 '귀천(歸天)'에 들어가보는 것이었습니다. 당대 문인들의 사랑방이라는 상징성도 있었고, 또 천상병 님의 시를 읽을 때 마다 내 인생의 첫 술은 시인께서 사랑하셨던 '막걸리'로 해야되겠다~라고 다부진 맘을 먹었음에... '귀천'에서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생에 대해 한 줌의 욕심도 없이 <새>처럼 세상을 날다가 하늘로 돌아간 시인의 흔적들을 느껴보고, 근처 피맛골에서 막걸리 한 껏~! 들이켰더랬습니당~^^ 대학다닐 때도 종종 갔던 곳인데, 2010년경에 목여사께서 별세하시며 찻집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에 참 서글프더라고요. 천상병 시인은 문학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대단한 주당(酒黨)이자 기인(奇人)이죠.^^ 1949년 죽순(竹筍) 11집에 '공상(空想)'을 발표하며 등단한 그는, <소풍>, <귀천>, <새>, <나의 가난은>, <행복>, <그날은>, <강물>, <마음의 날개> 등 명시들을 여러편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1967년 독일 동(東)베를린 공작단 사건, 일명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6개월간 옥고를 치른 후 선고 유예로 석방되었는데, 당시의 모진 고문에 의한 후유증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고, 돌아가실 때까지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고 합니다. 1971년에는 고문후유증과 심각한 음주에 영양실조까지 겹쳐 그만 거리에서 쓰러지셨는데, 무연고 '행려병자'로 분류 되어 서울시립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했는데요.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던 그의 지인들은 천상병 시인이 행방불명 끝에 객사했다고 여기고, 유고시집 <새>를 발간합니다. 한국 문학사에 전무후무한;; '생전에 본인의 유고 시집이 발간'되는 황당한 사례가 되었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시인의 달관(達觀)한 무위(無爲)의 철학을 보여주는 <귀천>, <새> 같은 시들도 좋아합니다만, 꾸밈없는 시언어를 구사하며, 삶에 대해서 초연(超然)한 흐름을 보여주는, <비오는 날>, <막걸리>, <행복>, <편지> 같은 시들이 참 마음에 와닿더군요.^^ 해당 시들을 읽고 있노라면, "뭐 그렇게 욕심낼 것도, 아파할 것도, 좋아할 것도 없다" 라고 천시인께서 허허~웃으시며 옆에서 탁주(濁酒) 한사발 내미시는 듯해서요.ㅎㅎ 천상병 시인의 명시 몇선 올리고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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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4

    유저 프로필
    디오리

    모과차!!!!!! 츄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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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저 프로필
    Heewoo

    정말 온 지구에서 딱 한명만 고르라면 시인중에서는 천상병 시인님이시죠..저한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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