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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님 글. 대개 잃어버려도 될 우산이 잃어버릴 우산이다 그렇다고 잃어버려서는 안될 (좋은) 우산이라고 잃어버리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걸 잃어버리면 마음이 더 아플 뿐이다 (그건 재산상 손해가 큰 것이기 때문이겠지만 특별한 인연이나 애착이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덜 마음이 아프고자 잃어버릴 우산을 선택하는 거 같다 우리가 살아가며 선택하는 방식의 하나다 물론 어떤 사람은 항상 젤 맘에 드는 좋은 우산만 갖고 나서기도 한다 확실히 그건 잃어버릴 확률을 낮추어 주기도 한다 글타고 확률이 제로는 아니다 그리고 그때 잃어버림으로 인해 받은 아픔은 더 크고 오래갈 수 밖에 없다 편의점에서 산 싸구려 비닐우산이나, 단우산은 항상 내차지다 그동안 건망증엔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 왔기에 울 집에서 모든 정규 우산은 내 앞으로 소유가 불가하다 대개 임시 우산이나 퇴사 직전 우산들만 내 차지가 된다 우산을 집어드는 순간 그 우산은 이미 우리 집밖 어디엔가 버려질 운명이란 걸 나도 우산도 직감한다 그래서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들고 나서는 것이다 잃어버리는 싯점은 비가 그친 싯점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잃어버려 불편한 건 거의 없다 벌어질 일이 벌어졌기에 당황스럽지도 않다 그렇게 사는 게 좋다 지켜야 할 무언가를 위해 마음 조리고 사는 편 보단 꼭 필요할 땐 쓰지만 소용이 다하면 애착없이 버릴 수 있는 게 좋다 내 나이쯤 되면 사랑들은 노후를 위해 좋은 우산 장만하려 애쓰며 산다 성실하고 준비성 있게 사는 것도 좋겠지만 비가 안올지도 모르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우산 저우산 , 좋은 우산, 튼튼한 우산 마련하느라 지금을 놓치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언제든 잃어버릴 우산을 갖고 집을 나서는 마음이나 언제든 잃어버릴 삻을 살아가는 마음이나 비슷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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