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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8 어제 미순이와 왠지 모를 들뜬 마음에 2차까지 가서 거하게 마시느라 아침부터 숙취가 남아있다. 출근 하자마자 부장님과 회의하고, 2차 상황에 대비한 보완책 마련하느라 하루종일 정신이 없다. 점심 시간도 놓쳐 허겁지겁 순대국으로 숙취와 허기짐까지 해결하고 저녁10시가 넘은 지금까지 먹은게 없다. 눈은 뻑뻑하고 머리는 다시 지끈거린다. 퇴근을 해야하나 좀더 자료를 검토해야하나 고민이다. 모니터를 꺼서 불빛을 차단한 다음 잠시 머리를 뒤로 젖혀 의자에 누웠다. 과장은 거래처 방문으로 일찍 나가고, 직원들도 8시넘어 다 퇴근시켰다. 정적이 감도는 사무실은 언제나 쓸쓸하다. 떠들썩하던 낮에 소음들이 사무실 어딘가에 남아서 속살거리는거 같다. 문득 어제 보았던 강사의 날카롭던 눈이 생각난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눈을 잘 쳐다보지 않는데 그 강사는 볼 수록 더 보고싶은 눈이었다. 그래서 질문을 하는데도 알아듣지 못하고 집중하고 있었다. 갑자기 어제 상황이 생각나 얼굴이 화끈거린다. 다음 수업이 금요일인데 벌써부터 그 눈이 보고 싶어진다. "아휴~ 주책이다. 너무 연애를 오래 쉬었네..." 혼자 말로 크게 외치고 기지개를 켰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기다려지는게 있어 기분이 나쁘지 않다. 마지막 연애가 언제였을까? 나의 20대는 연애를 할 정도로 사치스럽지 않았다. 엄마는 언제나 나를 질투했고, 대학을 가는것도 싫어했다. 그래서 난 장학금을 타야했고, 남는 시간엔 알바를 해야했다. 엄마 때문인지 난 성공이라는 단어에 취해있었고, 커리어에 도움되지 않는건 어떤것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동아리도 학과중심이나 경력중심으로 활동했다. 먹는것도 잘 먹지 않아서 167cm에 몸무게는 50을 넘지 않았고, 긴생머리는 질끈 묶고, 화장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배우였던 아빠를 닮아 외모가 별로라는 소리는 듣지 않아서, 데쉬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연애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때는 외로울 틈이 없었다. 집에 가면 엄마는 늘 쓸모없는 애라고 소리쳤다. 난 내가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는걸 증명해야만 했다. 나의 불쌍한 20대가 생각나 왈칵 눈물이 쏟아지려한다. '이런, 내가 울다니...왜...' 소용이 없었다. 한번 터진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진다. 그냥 흐르게 놔뒀다. 처음이다 나를 위해 울어본것이. 오늘은 참 이상한 날이다.
댓글 3
오늘 내 일과의 메인이벤트를 조심스레 열어봅니다^^ 그리고 지현이라는 39세의 꽤 괜챦을 것 같은 여자의 마음에 그리고 삶에 빠져들어가는 느낌입니다 특히 그녀의 외로움에 함께 하고프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