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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션을 드렸는데 좀 엉뚱한 것 같아 예시로 예전 다른 방에서 썼던 글을 다시 올립니다.이리 길게 안쓰셔도 되요. 그저 추억을 공유해 주시기 바라며...) 맛은 경험이고 기억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아무리 미식가들이 맛있다는 음식도, 익숙하지 않은 경우 별로이기도 하죠. 삭힌 홍어의 경우 사실 전라도 사람 아니면 맛을 잘 모르는 것처럼 말이죠. 어릴 적 먹던 음식과 추억이 머릿 속에 “맛있는 것”으로 에 자리하는 것 같아요. 소주안주 하면 딱 떠오르는 것? 삼겹살, 국물안주, 두부김치 등등 다양한 음식이 떠올라요. 그런데 제 경우 술을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소주하면 라면이 떠올라요. “군대 라면”! 좀 그냥 간절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여성분들은 남자들이 군대 얘기하면 재미 없어 하겠지만, 겨울에 보초근무를 서고 오면 정말 추워요. 낮에 피곤한 몸을 뉘여 달게 자다가 새벽에 두~세시에 깨서 한시간, 한시간 반.. 이렇게 초소 근무를 서고 오면 몸이 정말 동태가 되거든요. 봄, 여름, 가을 다 힘들기는 하겠지만 겨울이 특히 힘들죠. 제가 일병 (흔히 말하는 쫄따구) 시절, 겨울 보초근무를 서고 내무반에 들어왔는데 병장 고참들이 구석에서 몰래 소주에 라면을 먹고 있더라구요. 정말 춥고 허기진 상태에서 라면냄새는 견디기 힘들죠. 우황청심환보다 라면이 더 몸에 좋은 것이라고 느껴지는 그런 상황이죠 . 언감생심 쫄따구가 고참님들 소주에 라면 드시는데 젓가락 들고 낄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다시 잠을 청하려고 누우려는데, 그 라면냄새와 소주 마시는 소리가 참 자극적이더군요. 군대 다녀오신분들 ‘반합 뚜껑’ 아시죠? 그 양은 반합뚜껑에 소주를 따라서 “쪽” 소리를 내며 소주를 들이키고 식반에 라면을 부어서 숫가락으로 달그락 소리를 내며 국물을 떠마시는 소리... 그때 고참 한분이 저를 부르는 거였어요. “야 권일병! 춥지? 라면 국물이라도 먹고 자라!” 사실 건더기는 별로 안남은 상태였지만 그게 어딘가요. 그때 그 고참이 저한테 “소주 한잔 할래?”그러면서 반합 뚜껑에 소주를 부어 주는 거예요. 춥고 허기진 속에 차디찬 소주 한모금 들이키고 라면 국물 떠마시고... 어두운 취침등만 켜진 내무반 구석텅이에서 양은 반합 뚜껑에 담긴 소주와 플라스틱 식반에 담긴 라면 국물을 마시던 그때가 제 스므살 청춘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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