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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 남영역에서 발걸음을 떼어 아현역까지 천천히 걸었다.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5시의 바람은 한여름의 뜨거움 대신 가볍게 피부를 스쳐가는 선선함을 남겼다.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와 자동차 불빛이 교차하는 길 위에서 나는 도시가 주는 바쁜 리듬 속에서도 잠시 여유를 누리고 있었다. 아현역에서 다시 충정로로 향하는 길 밤이 점점 내려앉았다. 가로등 불빛 사이사이로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마치 “지금 이 순간을 천천히 느껴보라”는 듯 속삭였다. 도시의 밤거리를 걸을 때 느껴지는 묘한 해방감 그 자유로움이 나를 감싸며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그러다 지하철역 앞 작은 좌판에 앉아 계신 할머니를 만났다. 그곳엔 다발로 묶인 고구마순이 놓여 있었다. 순간 어릴 적 기억이 번져왔다. 여름 저녁, 마당에서 할머니가 삶아주시던 고구마순의 풋풋한 향, 그리고 밥 위에 올려 먹던 그 따뜻한 순간들 나는 주저하지 않고 고구마순을 샀다. 단순한 장보기가 아니라,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가 어린 날의 나와 마주하는 일이었다. 남영에서 아현 그리고 충정로로 이어진 나의 발걸음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작은 여행이었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걸은 길 위에서 나는 도시의 현재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동시에 안았다. 그 고구마순은 단순한 채소가 아니라 추억을 불러오는 문이었고 즐거운 토요일을 따뜻하게 마무리해주는 선물이었다.
댓글 14
바나나가 실하네 원래 안그랬는데
안주 정말 술맛 땡기게 생겼네요^^
고구마순 그거 겉껍질 까는거 일삼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셨데요 ㅠ 저보다 살림이 열수 위인듯 ㅠ
도심속을 걸으며 서로에대해 알아가는 시간 좋았어용^^
충정로 ~ 저희 집 앞을 지나셨군요~~
부짱님! 어쩜 이리 정스럽게 글을 잘 쓰실까요~ 저도 덕분에 좋은하루를 보냈어요.
맛드러지고 좋네요^^ 감성 좋아요~~~
사부작사부작 도심길 오후 산책도 꽤 매력적이에요. 그리고 고무마줄기 살때 좌판 할머니의 고단함까지 사주려는 태양님 마음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