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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을 읽는 중! 김기태의 단편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문학과지성사, 2022)은 관계의 경계를 섬세하게 탐색하는 작품이다. 표제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한 두 인물, 권진주와 김니콜라이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며, 언어와 사회적 조건이 만들어내는 거리감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이 책의 세계에는 국경이 없다. 대신 수많은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있다. 가난과 이주, 학력, 계급, 언어, 정체성이 만들어내는 벽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진짜 국제선이다. 김기태는 그 경계를 화려하게 넘지 않는다. 대신, 그 위에 서서 흔들리는 인간의 체온을 포착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거창한 서사를 갖지 않는다. 공장에서 일하고, 월세방에 살며, 언어가 막히고, 관계가 실패한다. 그러나 그 실패가 곧 비극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작가는 오히려 그 잔여의 자리,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틈에서 인간의 존엄과 연대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인터내셔널’이라는 단어는 이 소설에서 단순한 외국어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서로의 내면을 이해하려 애쓸 때 맞닥뜨리는 ‘근본적인 타자성’의 이름이다. 김기태는 그것을 도시의 회색 빛 공기 속에 심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시차, 관계의 불완전성, 이해하려는 시도의 아름다움이 그 풍경 속에 잔잔히 스며 있다. 문체는 냉정하면서도 따뜻하다. 짧은 문장들 속에 절제된 정서가 흐르고, 감정의 진폭 대신 온도의 차이가 독자를 움직인다. 현실을 비판하는 대신,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자세’를 기록하는 서사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관계의 시대에 대한 성찰이다.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시도조차 포기할 수는 없는 인간의 숙명. 그 불가능 속의 노력, 바로 그 미세한 틈에서 문학은 태어난다. 이 책은 그 ‘틈의 윤리’를 가장 조용하게, 그러나 가장 정직하게 들려주는 작품이다.
댓글 5
책 이야기🙏
쉬운 글로 쓰여져 빠른속도로 읽히지만.. 그 이후 여운은 잔잔하게 오래가는 글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