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더 구경할 수 있어요
앱에서 볼까요?
앱에서 더 구경할 수 있어요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비추면다운로드 페이지로 연결돼요

사실과 진실은 항상 일치하는 것일까? 사실과 진실이 다를 때 우리는 어느 쪽의 손을 들어야 하는 걸까? 노숙자 남자를 죽인 노숙자 여인이 살인죄로 기소되고 3일간 재판을 받는다. 배심원들은 여인의 죄를 가리기 위해 투표를 하는데 결과는 8:1로 유죄. 배심원들의 의견은 만장일치가 되어야만 하기에 아홉명은 토론을 벌인다. 어눌한 말투로 자신없게 자기 생각을 늘어놓지만 논리 정연하게 판사와 검사가 놓치고 간 허점들을 파고드는 한 사람. 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은 돌아서기 시작하고 결국 9:0으로 무죄 결론을 내린다. <배심원단>은 영화 <12인의 성난사람들>을 각색한 것이다. 사람들은 명백해 보이는 사실들 앞에서 진실을 의심해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너무나 손쉽게 노숙인 여자의 유죄를 선언한다. 하지만 한 사람의 문제제기로 인해 목격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제기되고 그들의 증언이 거짓이라는게 밝혀진다. 그러나 진실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는 과정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보통 사람들이 갖는 상식의 함정을 벗어나 꽁꽁 숨겨진 진실을 건져올리는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은 심하게 저항을 한다. 자신이 믿는 것을 버리지 못하면 진실을 마주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으려고 한다. 절대적 진실보다는 자신의 믿음을 진실이라고 여긴다. 그 고집은 진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믿음을 위해 존재하는 걸까? 우리는 군중들 속에 살아가면서 다수가 만들어놓은 규범과 환상의 덫에 빠져 가끔은 진실을 보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진실을 마주할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진실과 부딪히는 자신의 믿음이 조각나는 게 두려워 진실에 눈을 감을 때가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만이 진실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런 것이 마녀사냥을 불러 일으키고 선량한 피해자를 낳고 그래서 악의 자양분이 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자리 잡은 믿음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은 진실은 힘을 잃고 포장되거나 왜곡된 사실이 진실로 둔갑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그런 것은 아닌지 합리적으로 의심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