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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그린씨어터에서 에쿠우스를 N차 관람했다. 이한승 연출의 이번 프로덕션은 인터미션 없이 110분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구조라서, 관객은 숨 쉴 틈 없이 무대에 붙들린다. 극중 대사가 그대로 어둠 속에서 울리고 또 꺼지고, 그 진동이 좌석 깊숙이 내려앉는다. 하지만 객석은 여전히 좁고, 무대도 여섯 마리 말이 서 있기엔 다소 작다. 그 답답함이 오히려 극의 폐쇄성과 인물들의 내면 압박을 더 강화하는 듯해 묘하게 어울린다. 나는 여전히 이 연극이 감동적인가를 묻는다면 쉽게 답하지 못하겠다. 마음은 말할 수 없이 회색빛이고, 온도 없이 고요하게 흔들린다. 인간의 신성함, 욕망, 죄책, 신앙, 자유 같은 말로 설명될 수 없는 덩어리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정리되지 않은 채 남는다. 아픔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하고, 아름답다는 말로도 모자라며, 잔혹하다는 말은 너무 가볍다. 그저, 극 끝자락에서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한 채 앉아 있게 되는 어떤 묵직한 잔상만이 오래 남는다. N차 관람임에도 매번 다른 파문이 일어나는 이유는, 이 작품이 감정의 지도를 그려주는 대신 스스로 헤매도록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불편하고,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중요한 연극이다. 한 번쯤은 꼭 보아야 한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즐겁다거나 감동적이라는 말 대신, 나의 혼란과 회색빛을 솔직하게 품게 만드는 경험. 이번 ‘에쿠우스’는 그런 연극이었다. 다음에 좋은 공연 함께해요^^ (몬냥이)

댓글 1
공연을 제가 본듯합니다~^^ 공연벙이 활성화 될수있겠는걸요 몬냥이님 공연벙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