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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화양연화(花樣年華)의 OST를 이어폰으로 들으며 북촌 골목길을 걷는데.. 화양연화라는 술집 간판이 정말로 눈에 띄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는데 덧없이 사라진 시간, 풍경, 사람들을 잠시 생각해보았죠. 젊었을 때는 시간이 더디 지나가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고, 오늘만 살다 죽더라도 바뀐 세상에 살고 싶었지요. What's up을 부른 포넌블론즈의 린다 페리처럼 혁명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고요. 하지만 이 동네는 좀체 변할 줄 몰라요. 세상이 변한다고 느낀다면 이 동네를 자세히 바라보지 않았다는 방증입니다. 대부분 도시형 한옥이거나 오래된 단층집이거나 이층집들이 그렇거니와, 그 사이로 난 길들도 수십년 전과 똑같은 형태와 넓이와 고요를 유지하고 있어요.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건 중국인들뿐인 거 같아요. 이 동네 가게에서는 여전히 중국인들이 전처럼 북적대며 매상을 올려주고 있어요. 화양연화도 필경 중국인들을 호객하려고 달아 놓은 간판 이름이겠지요. 사드가 끝날 무렵 그랬듯이 코로나가 끝나자마자 중국인들이 물밀 듯 몰려들었죠. 마치 이 동네가 인천 어디쯤에 있다는 ‘중국인 거리’로 변해가는 분위기였어요. 이런 현상은 가게 주인들에게 어떤 믿음을 심어줬을 법한데요, 누군가는 ‘나쁜 시절이 지나면 좋은 시절이 온다’는 금언을 되새기기도 했겠지요. 가게를 오픈하기 전, 주방 한켠에서는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달디단 냇 킹 콜의 목소리가 유튜브 앱에서 흘러나오고요. 그런데 맙소사! 북촌 화양연화는 뜻밖에도 팟타이·카오팟·똠얌꿍 같은, 발음하기도 불편한 음식을 파는 태국 음식점. Nat King Cole냇 킹 콜 - Quizas, Quizas, Quizas https://youtu.be/mMqUl04SRCA?si=IlTsFchjAh2vk59E



댓글 2
ㅎㅎㅎ 태국음식을 팔다니... 화양연화...꽃처럼 아름다운 시절.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순간. '우리에게 화양연화는 언제였나?' 이런 물음에 '바로 지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에게도 화양연화가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