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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과 Rock, Jazz, 가요를 들으러 Lp Bar와 공연장을 투어하고, 환호하는 시간을 함께 즐겨보면 어떨까요? 음악여행은 세대를 초월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되, 크고 번다함보다는 작고 소박하고 섬세한 데서 즐거움을 찾는, 지성적이지만 끼도 있는 분들이 모이셨으면 합니다. 음악여행은 숲길, 골목길 걷기를 병행하여 보다 많은 회원과 교류하겠습니다. Lp바 입장수 제한에 대처하는 대안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라는 혹독한 인류의 겨울은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었지요. 그건 집이 아니라 거리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고 공감을 나누라는 시대적 명제가 아니었을까요. 그 공감의 바탕에 문화가 있습니다. 이제 물질보다는 문화의 힘이 정신과 건강을 지켜주는 시대입니다. 지혜로운 삶은 추구하는 중년들이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 멋진 모임을 만들어 보자구요! ^^

지난 토요일 송년회 때 회원들과 얘기 나누던 중 그 자리에 모인 분들이 낼 수 있는 시간을 묻고 대답한 끝에, 매월 세 번째 토요일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매월 토요일 오후에 만나 지금처럼 문화현장을 찾아 걷다가 저녁 먹고 LP바에서 음악을 듣겠습니다. 그럴 시간이 없는 분들은 LP바로 직접 올 수 있게시리 여전히 선택지도 넓혀 놓습니다. 매월 세 번째 토요일이 정기모임이되, 그 안에 필요하면 비정기모임(벙개)을 실시해 2026년 일정의 큰틀을 마련합니다. * 지난 번 남양주 조안면 '봉주르'를 누가 이야기하던데, 겨울이지만 바람막이가 있고 장작불을 땔 수 있고, 음악이 흐르고 있다면 더 없이 운치가 있으리라 봅니다. 또, 요즘엔 은퇴자들이 LP 사다가 서울 외곽에 카페를 만들고 LIVE공연하는 곳도 더러 있더군요. 대표적으로 포크와 블루스 뮤지션 이정선이 공연한 김포 월든삼거리. * 이밖에도 여러분이 제안하는 장소라면 적극 검토하고 수용하겠습니다. (시니어들 춤추고 논다는 서교동 중독, 사토 유키에가 종종 출몰하고 70/90세대가 우리 록을 떼창한다는 서교동 곱창전골, 산울림 김창완 공연 등등 )


그는 1948년 버마 랑군에서 태어났다. 그는 싱어쏭라이터지만 라이브 공연을 꺼렸다. 미디어와의 인터뷰조차 마지못해 응한 그의 태도는 당연히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찍은 사진은 거의 보이지 않고, 고작 어린 시절 사진이나 집에서 찍은 사진 몇장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는 우울 장애를 앓았는데, 사람들은 뒤늦게야 그의 가사가 이상하게 어두운 까닭을 알 수 있었다. 1972년 ‘Pink Moon’의 작업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그는 돌연히 녹음과 라이브 공연을 포기하고 시골의 부모 집으로 돌아갔다. 26세가 되는 1974년 11월 25일, 그는 항우울제인 아미트리프탈린 알약을 30개나 과다복용하고는 사망했다. 사인은 자살이었다. 닉 드레이크의 노래 두 곡을 소개합니다. *그런데 닉의 어머니가 미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Nick Drake - Day is Done https://youtu.be/Y2jxjv0HkwM?si=RhEqU-wXqst_By17 Nick Drake - River Man https://youtu.be/idcaRTg4-fM?si=Pls0xCsc-hJ6Sh3d


사랑에 실패한 어떤 사람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절망과 휴유증을 이겨내는 법’이라는 키워드로 네이버나 유튜브를 검색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 세상은 위로가 필요한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뜻이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각양각색의 생각과 감정을 지닌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을 사랑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나랑 딱 맞는 사람...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여길 사람을 만나지 못할 확율이 더 크지요. 애초 맞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남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으려는 욕구가 강한 사람이 유독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우리는 언제든 사랑에 실패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실패에 대비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욕먹고 미움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때로는 미움받을 용기도 길러야 합니다. 미움받을 용기가 생길 때 비로소 남을 사랑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게 아닐지 문득 생각해보았네요. 왜 이 사람,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를 쓰지 않았던가? 언제든 쓰고 싶은 보위 이야기. Velvet Goldmine을 소개합니다. https://youtu.be/y31QF-9fkPQ?si=78yrPIlNDOWHz7de


결혼을 앞둔 어느 날, 팡유안(탕웨이)에게 우연히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그는 어릴 적 점괘에서 2번이나 나왔던 운명의 이름 송쿤밍이다. 팡유안은 평생을 기다려온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려 무작정 그가 있는 이탈리아로 떠난다. 영화보다 영화음악 때문에 그 영화가 오래 기억날 때가 있다. 영화 '온리 유'의 OST가 바로 그것 아닐까. 탕웨이, 아니 팡유안이 비 오는 피렌체의 거리를 걷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어 파인 프렌지(A Fine Frenzy)'의 'Almost Lover' 중 "안녕, 내 스쳐간 사랑. 안녕, 내 가망 없는 꿈"이라는 가사는 운명적인 사랑을 눈앞에 두고 망설이는 팡유안의 심정을 내 것처럼 느끼게 한다. 어떤 배우는 영화가 끝나서도 그 역할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한국의 영화감독 김태용과 결혼한 탕웨이는 한 인터뷰에서 "운명을 믿는다"라며 '온리 유' 속 운명적 러브스토리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여자는 누구나 자신의 운명을 바꿔줄 상대를 만날 것이라 믿고 있어요. 만약 당신에게 그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잡아야 해요."라는 조언을 건넸다나... 묻노니, 정말 그러한가? 여전히, 아직도......? https://youtu.be/I_S_TbD1XFM?si=fgvg5kmLVXaNEdF8


Chie Ayado - Yozora No Mukou 스가 시카오. 일본의 싱어송라이터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용필과 비슷한 인물이라고 할까. 작곡만 잘하는 게 아니라 음색도 매력적인 모양이다. 물론 조용필과는 사뭇 성향이 다르다. 나는 이 스가 시카오를 하루키의 에세이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를 읽다가 알았다. 하루키의 독자들이 스가 시카오의 팬이고, 스가 시카오의 팬이 하루키의 독자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라니, 스가 시카오에게는 음악뿐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이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기대가 컸는지 정작 Only You를 비롯해 그의 히트곡을 몇 곡 들었을 때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요조라노 무코(Yozora No Mukou)’를 처음 들은 것은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치에 아야도를 통해서였다. 듣자마자 푹 빠져들었는데, 놀랍게도 그 곡의 원작자가 스가 시카오라지 뭔가. 일본에선 교과서에 실링 정도로 사랑받는 노래라는 것이다. 요조라노 무코는 우리말로 ‘밤하늘 저편’이란 뜻이다. 뭐 서정적이긴 하지만 매우 평범한 제목 아닌가. 그런데 묘하게도 같은 말을 되뇌이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노랫말 몇 구절을 중얼거리듯...적어본다....중얼거리면, 중얼거릴수록 스가 시카오의 진면목을 알 것도 같다.... 그 시절부터 우리는 무엇을 믿어온 걸까. 밤하늘 저편에는 벌써 내일이 기다리는구나. 그 시절부터 우리는 무엇을 믿어온 걸까. 창문을 살짝 열어보니 겨울바람 냄새가 났어. 눈 내리지 않는 별밤이 창밖에서 계속되고 있네 그 시절부터 우리는 무엇을 믿어온 걸까. https://youtu.be/uva2m9tEzhs?si=XgYf-99xi18FWg8-


음악과 사람들 박 사장이 찍어준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문득 떠오른 이야기는 하루키의 ‘소확행’입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즐거움이란 말을 세 글자로 줄여 하루키가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유행시킨 금언이죠. 이 말은 단지 소소한 것, 자잘한 것이 행복하다는 뜻이 아니라, 작은 행복 속에 큰 의미가 담겨 있다는 뜻이리라 생각합니다. 옷장 속에 잘 정돈된 셔츠, 포맷을 하고서 속도가 빨라진 컴퓨터를 볼 때보다는 좀 더 큰 행복 말입니다. 예컨대 음성 꽃동네 같은 곳에 가서 종일 봉사활동을 하고 나서 저녁 커피를 마실 때 느끼는 행복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제, 이 LP모임 만드셔서 감사합니다, 이 모임 오래도록 가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느낀 행복도 어느 차원에 속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히 소확행에 해당한다고 믿습니다. 덕분에 잘 차려진 테이블 장식과 더불어 촛불이 타오르는 미리크리스마스 케이크 앞에 설 자격이 주어졌으니, 이건 정말 나로선 과분한 대우지만 어쩌겠습니까, 때때로 운수 좋게도 그런 저녁을 맞이할 때도 있으니. 모처럼 동지애를 느낀 시간, 신청곡을 들으며 아홉 분이 함께했습니다.

오늘 만나게 되서 너무 좋아요

미국 포크와 포크락의 대부인 밥 딜런. 창의적인 음율과 상징적인 노랫말, 때로는 난해한 은유로 전 세계 수많은 '딜런의 자식들'을 낳았으니, 우리나라엔 김민기와 한대수,양희은이다. 무엇보다 음악 장인이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른바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런데 어찌된 노릇인지 이 신에 버금가는 예술가가 병상에 누워 84세 생일을 맞이하는 모습이다. 다시 놀라운 건 수줍은 청년 밥 딜런에게 디딤돌을 놓아 세상이라는 무대에 소개한 선배 뮤지션이자 옛 연인인 조안 바에즈가 케익을 들고 와서 딜런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장면이다. 이거 혹시 Ai 아니야? 의문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두 전설이 전하는 훈훈한 우정에 마음이 따뜻해지는구나! 과거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애증이 이런 행복한 순간을 위해서였던가? 용서하고 사랑하라. 하루 하루 빠르게 나이 먹어가는 우리가 부러워하고 본받아야 할 인간관계 아닐까요.


어느 봄날, 저는 경상북도 김천에 있는 청암사란 절에 갔었는데요, 극락전으로 가는 길 어디께 붉디붉은 빛을 머금은 화사한 꽃을 보았어요. 꽃 이름을 일행에게 물으니 복숭아꽃이라 하더군요. 도화꽃이지요. 조선시대 한양 곳곳에 복숭아밭이 많아 봄이면 지천에 만발했다는 그 됴화꽃. 서울촌놈인 나는 복숭아꽃이 그렇게 이쁜지 처음 알았어요. 그런데 이상했어요. 그 눈부시게 휘황한 꽃이 하필 고사목에, 죽은 나무의 검은 가지 위에 활짝 피었지 뭡니까. 자세히 다가가니... 나무가, 한 그루가 아니었어요. 죽은 나무 곁에 산 나무가 하나 더 있는 거였어요.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꽃을 피웠다는 걸 이내 알아차렸지요. 그 모습을 보고 저는, 넷 킹 콜과 그의 딸 나탈리 콜이 함께 부른 노래가 생각났어요. 어느 무대에선가, 넷 킹 콜과 나탈리 콜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연출한 적이 있었어요. 사실은 나탈리 콜이 혼자 노래를 불렀지만, 무대 위에 넷 킹 콜의 동영상을 띄어 함께 부르는 것처럼 연출한 것이지요. 나탈리가 어렸을 때 넷 킹 콜은 세상을 떠났으니까요. 청암사 복숭아꽃을 보며 나는 울컥했지요. 넷 킹 콜과 나탈리 콜이 함께 노래 부르는 장면이 생각났거니와, 아버지와 아버지 등에 업힌 어린 딸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처럼 내 눈에 어른거렸기 때문이지요. 청암사 복숭아 꽃을 본 이후 Unforgettable을 들을 때마다 나는 삶과 죽음이 함께 부르는 노래라고 생각한답니다. Natalie Cole & Nat King Cole "Unforgettable" 1991 (audio remastered) https://youtu.be/MwLUkcNnU6A?si=qaYsMQ8xa2QMsjyB


양평 오디온. 북한강이 가까운 눈 내린 마을에 찻길과 면한 LP카페가 있다. 창문 너머 여윈 나무에 어제 내린 눈이 쌓였는데,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는 사이 쨍그랑 쨍그랑 햇살과 눈이 마주친다. 슈베르트 곡이 나올 때 카페 쥔장 송중행 씨는 슈베르트의 불행한 삶과 뒤늦게야 빛을 본 음악을 이야기한다. 고등학교 때 어느 문학잡지에서 본 보들레르의 말이 문득 생각났다. '예술가는 그의 삶에 저주받고, 그의 예술에 축복받는다' 손님 두 테이블이면 족한 카페 크기에 LP도 많지 않았지만, 왠지 실내에 음악이 차고 넘치는 기분이었다. 천장에서 내려온 노란 전구알이 누애고치처럼 느껴져, 그럴 수만 있다면 그 안에 들어가 태아처럼 잠들고 싶기도... 이날 내가 청해 들은 음악은 82년 생 크리스 가루노(Chris Garneau). 내 오디오북 삽입곡이길 바랬으나 머나먼 꿈이 돼버린 노래 Black & Blue. https://youtu.be/_MF_T8SxEpo?si=rhnVQ1IZ31nJxbAZ


편지. 우리 세대는 누구나 부스럭거리는 종이에다 편지를 써본 적 있지요. 저는 군대 있을 때 편지 사역병이었어요..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고참병을 대신해서 편지를 써주는 일이었죠. ‘어머님 전상서’ 같은 틀어박힌 글로 머리글을 시작하진 않았다고 분명히 이 자리에서 밝힙니다. “역시 고 이병은 글을 잘 써!”라는 칭찬을 듣고 우쭐했던 적이 한두 번 아니었어요. 문장이 술술 잘 풀리기만 하지는 않았어요. 편지를 대필하다가 그 사람의 감정 속으로 들어가 사랑을 고백해야 할 대목이면 높은 문턱을 만난 기분이었지요. 정작 그 무렵은 사회에서 사귀었던 여친이 내게서 멀어져가는 시기였는데요....ㅜ 그런데 타인에 대한 이해와 용서는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할 때 비롯되지 않을까요. 때때로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배우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일상도 종종 연극이나 영화에서처럼 역할을 바꿔서 꾸려가면 지금보다 훨씬 인간적인 세상으로 변할 텐데요..... 오늘 소개할 노래는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이 부른 Pisces Fish(물병자리)입니다. 항상 들으면 조지의 목소리는 기교가 없어요. 대신 이 사람의 정신..마치 구도자처럼 끊임없이..그리고 치열하게 진리를 찾아헤매는 자세. 그것이 조지의 창법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푸른 눈의 록음악 수행자.. https://youtu.be/zLXmKP6kK6U?si=PK8iP51SiyHNhWvW


어스름 무렵 서촌거리를 거닐고 있어요..그 옛날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제색도... 그 그림속으로 걸어가는 것이죠.. 캬, 이렇게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이젠 진부해졌어요...실은 그 그림에 있는 수성동계곡을 향해 걷고 있는데요, 옥인동 아파트를 헐고 조선 후기 영조 땐가 화가 겸재가 그린 인왕제색도를 재현해낸 풍경이 늘 나 같은 산책자들을 기다리고 있지요. 수성동계곡 쪽으로 걸으면서 거리의 상점들, 특히 술집을 보니까 이른 저녁인데도 젊은이들로 붐비네요. 코로나 때도 이 거리 술집은 술꾼들로 넘쳤지요. 마스크를 목에 주렁주렁 매달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낯설지 않았고요. 그때 나는 술 마시는 사람에게서 코로나백신에 거는 희망을 보았지요. 희망이란 저렇듯 삽겹살에 소주를 마시거나...와인과 오렌지와 시나몬 냄새가 풍기는 뱅쇼를 마시며 웃고 떠드는 거구나. 백신은 사람들이, 인류가 걸고 있는 희망이구나! 따지고 보면 어느 시대든 희망이 없는 때란 없었지요. 이렇게 날이 저물고 캄캄하게 어두워졌다가 아침에 오면, 아침이 늘 그렇듯 희망을 느끼게 하며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 인류 역사 5,00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됐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희망을 생물학적으로 유전받은 상속자입니다. Minor Majority - Where I Make No Mistakes https://youtu.be/YZLrl8n2zCA?si=V676jpzkj-dOUP2Q


용두동 영훈공업사 잔울림 LP바 다녀온 짧은 이야기 1부) 스튜디오에서 인물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버는 일을 했다가 얼마 전 집어치운 후배와 동행했다. 지금은 모처에서 주야간 근무하는 직업을얻었다.자세히 듣지 않았지만 소방방제... 어쩌고 하는 일. 후배는 세파에 지친 머리를 일시나마 차분하게 정돈하려고 가끔 골목길을 걷는다. 수행자들이 숲길을 걸으면서 명상에 잠기듯. 후배와 동묘시장에서 허드렛 물건을 구경하고 골목길도 걸었다. 하필 올들어 가장 추웠고 바람이 몹시 찼다. 후배의 옷차림이 너무 안쓰러웠다. 코트 안쪽에 솜인지 오리털이 들었는지 방한 조끼를 받혀 입었지만, 얇은 코트는 파르르 떠는 문창호지를 보는 느낌 ㅜ 얼른 옷가게라도 들어가자고 했다. 올여름 내가 찢어진 리바이스 청바지를 샀던 곳. (쓰다가 소설이 될 거 같아 중략 ^^) 2부)"저는 원래 밴드를 했었어요." 야구점퍼에 야구모자를 쓴 LP바 사장이 판을 닦으면서 말한다. 작년에 폐업한 영훈공업사 간판이 그대로 달려 있는 LP바다. 커다란 시멘트 건물 한쪽 귀퉁이에 마치 실내포장마차의 그것처럼 주홍색 천막을 쳐놓았다. '잔울림'이란 글씨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눈에 잘 띄는 리트리버가 바닥에 쭈구려앉아 길게 하품한다. 가게와 뚝 떨어진 건물 2층에 화장실이 있었다. 용변을 보고 나오는 컴컴한 복도에서 건물의 용도가 불현듯 궁금했다. 사장이 말하길, 봉제공장들이 입주했던 건물이란다. 지금은 텅 비었다면서. "저는 마니아들 우리 가게에 오면 그냥 가시라고 합니다." 이 무슨 해괴한 소리지? 단호하게 뱉는 말과 달리 사장의 지친 눈빛이 모자 챙 아래에서 섬벅인다. 이 좁은 가게로는 끊임없이 생산, 유포되는 음악들을 다 담아낼 수 없는 한계를 사장은 화풀이에 가까운 말로 노출했달까. 두 번째 스카치 위스키를 잔이 넘치도록 따라준다. (...이하 생략 ^^) 이 날 신청곡 : Bad Company-https://youtu.be/JXQJpyQBShU?si=2hjo


나에게만 오는 메세지는 분명히 아닐 것이다. <경찰은 서대문구 주민인 김**(여)를 찾습니다. 165Cm, 35kg, 파란색 점퍼, 회색 운동화 -서울경찰청> 이런 메세지를 보면 거리를 방황하는 사람이 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니면 원래 흔한데 매일같이 전달되는 메세지 때문에 더 흔해졌는지 모른다. 키와 몸무게를 보건대 깡마른 체구임이 틀림없다. 영혼이 털려 휑한 눈동자로 이 추운 날씨에 양말이 벗겨진지도 모르고 쏘다니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데 그뿐일까? 왜 발 없는 새라고 있지 않은가. 착륙할 땅이 없어 공중을 무한정 맴도는 아비정전의 새. 경찰청 메세지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파란색 점퍼와 회색 운동화가 내 눈에 띄어 그를 돕게 되지 않으리란 예감은, 내가 바로 실종된 사람이며, 발 없는 새이기 때문인지도. https://youtu.be/_MF_T8SxEpo?si=Beo8BChMIYRnPcCL


세상은 갈수록 가속도가 붙어 급변하고 있어요. 우리가 한때 소중하게 여겼던 가치들.. 정의와 공정, 평화와 통일, 도덕과 예절..이런 단어들이 이제는 낡은 인문서적의 글자 속으로 사라져가는 것은 아닐까요? 그 많던 시골역이 사라지고, 어떤 기차는 이제 제법 큰 역들에서도 서지 않아요.. 속도가 최고 중요한 시대, 다들 이를 악물고 풍요와 행운을 향해 달려갑니다. 발전, 희망, 진보, 행복, 성취, 사랑.. 이런 말들은 어쩌면 훨훨 타오르는 욕망의 다른 표현 아닐까요? 나는 기차에서 내리고 싶답니다.. 내겐 형식과 속도와 풍요에 적응할 시간도 능력도 없으니 그만 내려서 길가의 나무, 돌, 물, 잡초와 벗하며 내 수준껏 걷고 싶어요. (사진은 고영이 찍은 첫눈 풍경. 보기만 하세요.) Janet Seidel - Windmills Of Your Mind https://youtu.be/rsZ9AtUGWCc?si=5RrkEcWomSJ6sXMH


제프 버클리의 라일락 와인(Lilac Wine)을 들으면 소설가 김채원 원작의 드라마 '초록빛 모자'가 떠오른다. 소설로 읽었지만 내겐 ‘TV문학관’이란 이름의 단편 드라마로 봤을 때가 더 기억에 남는다. 그중 남장 여자인 서갑숙과 초록빛 모자를 쓴 박영규가 자전거를 타고 꽁꽁 얼어붙은 강 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는 장면을 보면서 나는 사뭇 부러움을 느꼈지. 지금 생각하니, 두 사람의 불안한 사랑을 상징하는 장면이지만, 왠지 아름답게 보였던 것이다. 애별리고(愛別離苦). 하지만 상처를 입어도 좋으니 저처럼 사랑에 빠졌으면 좋겠다고 혼잣말로 중얼거렸을지도 모른다. 초록빛 모자를 찾아봤더니... 역시 검색의 시대란 말이 실감 난다. 내가 기억하는 그 장면이 고스란히 사진으로 남아 있지 뭔가. 서갑숙은 극 중에서 ‘사랑의 묘약’을 어떻게 하면 제조할 수 있을지 궁리한다. 지금 내 기억에서 지워진 제조법이다. 아무래도 김채원의 소설을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제프 버클리는 라일락으로 담근 와인을 노래했다. 라일락으로도 와인을 담글 수 있다고? 그 노래를 처음 들으면서 내게 떠오른 의문이다. 제프가 라일락 와인을 마시기까지 했다니까 그쪽 세상에서는 그런 와인이 있긴 있었던 모양이다. 라일락 와인은 달콤하지만 머리 아프지, 마치 내 사랑처럼 라일락 와인은 날 흔들리게 하지, 마치 내 사랑처럼 서갑숙이나 제프 버클리는, 사랑이 멀어지거나 사라지는 걸 두려워해서 각자 묘약과 와인에 의존했을 것이다. 제프 버클리는 라일락 와인에 취해 몽롱한 상태에서 그녀가 다가와 주길 기대한다. 그녀가 여기로 다가오고 있는 거 아냐? 저기 보이는 게 그녀 아냐? 세상에서 가장 애잔한 목소리로 노래 부르는 가수였던 제프 버클리. 그는 서른한 살에 세상을 떠났다. 그에게 왜 그처럼 슬프게 노래 부르냐고 묻는 건 부질없다. 울려고 그가 왔기 때문이다. https://youtu.be/5PC68rEfF-o?si=OF4xqKwgsHwb1XgW


마를레네 디트리히(Marie Magdalene Dietrich)는 1901년 독일 전신 프로이센 왕국의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일찍부터 연극과 시, 발레, 바이올린, 피아노를 배웠고, 그중 바이올린 연주자를 꿈꾸었으나 손목 부상으로 꿈을 접는다. 1930년 영화 ‘푸른 천사’의 팜므파탈 역을 맡으면서 독일 전역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나, 나치당의 협력을 거절하고 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은 독일과의 전쟁에서 그녀를 교묘히 이용했다. 원래 독일의 전시가요였던 ‘릴리 마를렌’을 영어로 바꿔 부른 이는 당연히 마를레네 디트리히였다. 수많은 연예인이 전선을 순회하며 공연했으나 유독 그녀를 또렷이 기억하는 까닭이다. 연합군의 사기를 진작시키려 입을 맞추거나 몸을 부비는 일도 서슴치 않았는데, 이 모든 행위가 사진으로 남아 있다. 여성이지만 얼핏 남성 분위기를 띤 생김새고, 그에 걸맞게 종종 남장을 하고 다녔다. 거기에 전형적인 허스키 보이스라서 중성적인 매력까지 풍긴다. 실제로 양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마를레네 디트리히, 하면 떠오르는 노래는 역시 ‘릴리 마를렌’이다. 대학로 카페 이름인 바로 그 릴리 마를렌. 하지만 나는 릴리 마를렌보다 그녀가 부른, ‘꽃들은 다 어디로 갔나요?(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를 더 좋아한다. 두 곡 다 링크합니다. 릴리 마를렌 https://youtu.be/7heXZPl2hik?si=2_k5_UQcj5NdCWXH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https://youtu.be/zEe3qQg-HHY?si=kvfEavbhpP6UZL-y


대림미술관에 웬 청춘들의 발길이 꾸역꾸역 이어지나 했더니, 세상이 그녀의 색채를 빌려 쓰고 있었다. 제니, 뉴진스, 셀레나 고메즈, 올리비아 호드리고 등 셀럽과 패션계가 대체불가한 그녀의 스타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단다. 젠지(Gen-Z) 세대가 추구하는 ‘요즘 감성의 원형’으로 추앙받는다나 뭐라나? 사진작가이자 비주얼 아티스트 페트라 콜린스, 33살 그녀가 서촌 대림미술관에 강림해서 10대 감수성을 마음껏 발현하고 있다. (고영이 대림미술관에 가서 캐논 카메라에 직접 담아온 사진을 올립니다.) * Gen-Z : Generation Z의 줄임말로,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


지난 9월 라이브 음악 위주의 Bar가 새로 생겼다고 한다. 그 이름 이태원 뮤지크바. 용산 미군기지와 가까운 이태원은 동두천, 의정부와 아울러 우리나라 록 음악의 성지 아니었던가. 내겐 이태원, 하면 떠오르는 Live Bar가 있다. Just Blues. 너무 일찍 세상을 뜬 블루스 기타리스트 채수영 씨가 운영했던 Bar다. 2007년었던가, 라이브를 보러 지인 몇과 저스트 블루스에 갔는데 손님이 별로 없는 휑한 분위기였다. 블루스 리듬이 원래 그렇거니와 기타와 드럼 소리가 끊어질 듯 희미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음악이 둥둥 떠다니는 라이브 특유의 느낌은커녕 바닥에 무심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 같달까. 저스트 블루스의 이런 분위기와 달리 채수영은 블루스의 본고장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홍콩에서 활동한, 매우 열정적인 뮤지션이었단 걸 그날 연주를 마치고 우리 자리에 합석한 채수영에게서 들었다. 나랑 동갑이란 별 대수롭지도 않은 사실에 하이파이브까지 하며 즐겁게 맥주를 마셨던 기억을 내게 남긴 그는 단 한 장뿐인 앨범도 남겼다. '내가 사는 세상'이 그것. 그가 돌연사했다는, 그야말로 돌연한 소식을 듣고 저스트블루스에 자주 가지 않은 것이 얼마나 미안했던가. 조만간 이태원 뮤지크를 찿아보려 한다. 비록 저스트블루스와 다른 자리지만, 고인 채수영을 추모하고픈 마음에서다. 그렇듯 아프게 떠난 사람의 흔적을 더듬어가는 것 또한 내가 세상과 대면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나라는 거울을 바라보는 느낌이기도 하고.


고작가님 피드는 라디오에서 DJ가 곡 소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눈이 아닌 귀에서 들려옵니다^^ - Vida님 댓글 ----‐------ 맞수무니다. 한동안 저는 Bbs 라디오에서 순례길, 여행지를 소개하는 고정 패널로 활동. 진행자가 중견 탈렌트 김혜옥 씨였고요. 그녀가 묻고 내가 답하는 식의 프로였지요. 방송 중간에 음악도 틀고, 청취자들이 보내오는 문자도 읽어주고 했는데요, 음악이 다 가요였어요. 저는 왜 가요만이냐고 Pd에게 의문을 제기했죠. Cbs는 팝으로 재미 보고 있잖냐고. Cbs가 자동차 음악을 장악하지 않았냐고. 그랬더니, "작가님 우리 프로는 Bbs에서 청취율 젤 높아요. 그냥 가요로 가죠"라고 묵살하기에 그날 종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이튿날 전화벨 소리. 구성작가가 전하길, "김혜옥 선생님이 작가님 뜻대로 팝으로 바꿔보자네요. Pd님도 동의했고요 " 이래서 기분 좋았는데 구성작가가 덧붙이길, " 근데 제가 올드팝에 깜깜이니 고 작가님이 선곡하고 코멘트할 짧은 글도 써주세요. 물론 읽어주셔야 하고요." 이렇게 부탁해와서 그 수고하고 짐 진 자의 방송 대본을 쓰기 시작한 것이었던 것이었죠. 물론 음악에 관련한 글만. 사실인즉, 내 피드 글은 그때의 방송대본 일부 ㅎ 눈이 아닌 귀로 들려오는 글이랍니다. https://youtu.be/6ukmjBSQY-c?si=-OWqAfGeomNCVEsd


얼마 전 화양연화(花樣年華)의 OST를 이어폰으로 들으며 북촌 골목길을 걷는데.. 화양연화라는 술집 간판이 정말로 눈에 띄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는데 덧없이 사라진 시간, 풍경, 사람들을 잠시 생각해보았죠. 젊었을 때는 시간이 더디 지나가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고, 오늘만 살다 죽더라도 바뀐 세상에 살고 싶었지요. What's up을 부른 포넌블론즈의 린다 페리처럼 혁명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고요. 하지만 이 동네는 좀체 변할 줄 몰라요. 세상이 변한다고 느낀다면 이 동네를 자세히 바라보지 않았다는 방증입니다. 대부분 도시형 한옥이거나 오래된 단층집이거나 이층집들이 그렇거니와, 그 사이로 난 길들도 수십년 전과 똑같은 형태와 넓이와 고요를 유지하고 있어요.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건 중국인들뿐인 거 같아요. 이 동네 가게에서는 여전히 중국인들이 전처럼 북적대며 매상을 올려주고 있어요. 화양연화도 필경 중국인들을 호객하려고 달아 놓은 간판 이름이겠지요. 사드가 끝날 무렵 그랬듯이 코로나가 끝나자마자 중국인들이 물밀 듯 몰려들었죠. 마치 이 동네가 인천 어디쯤에 있다는 ‘중국인 거리’로 변해가는 분위기였어요. 이런 현상은 가게 주인들에게 어떤 믿음을 심어줬을 법한데요, 누군가는 ‘나쁜 시절이 지나면 좋은 시절이 온다’는 금언을 되새기기도 했겠지요. 가게를 오픈하기 전, 주방 한켠에서는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달디단 냇 킹 콜의 목소리가 유튜브 앱에서 흘러나오고요. 그런데 맙소사! 북촌 화양연화는 뜻밖에도 팟타이·카오팟·똠얌꿍 같은, 발음하기도 불편한 음식을 파는 태국 음식점. Nat King Cole냇 킹 콜 - Quizas, Quizas, Quizas https://youtu.be/mMqUl04SRCA?si=IlTsFchjAh2vk59E


오늘 잘 지내셨나요? 힘든 일은 없으셨나요? 아픈 곳은 없구요? 무엇보다 행복하신가요? 이런 위로의 말이 음악처럼 들릴 때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위로의 말을 듣고도 무심한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겠지요. 무슨 소릴 하려는 거야? 상투적인 말 아닌가? 이렇게 의심하는 거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위로받고 싶은 것이 숨김없는 사실 아닌지요. 나이가 들수록 사랑보다는 위로의 말을 듣고 싶고, 누가 나를 좀 배려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지는 거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 생물학적으로 세포수가 줄어들기 때문일까요. 오늘 아침 비가 내려 더 많은 낙엽이 땅에 굴러다니더군요. 고개를 들어 나무를 보니 텅 빈 가지가 더 많이 보이고요. 올해도 가을을 제대로 느껴보기도 전에 겨울이 닥쳐오는 느낌이라 마음이 신산해졌지요. 이제는 뭐... 전처럼 그렇게 가을을 타지는 않지만...그러나 감정보다는 피부로 먼저 느껴지는 어떤 향수랄까, 희윰한 그리움 같은 것이 여전히 한켠에 남아있는 거 같아요. 어쩐지 건조하고 쓸쓸하지만, 여전히 아름답던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착각.....그리고 이상하게도요, 딱히 늦은 가을을 이야기한 곡도 아닌데 위로받고 싶은 내게 들려오는... 어떤 아련한 노래가 있어요. Mark Almond - Just a Friend https://youtu.be/NxF-ekaWIcA?si=ltb5sQ8ZDsB4EAiw

Cam - Girl Like Me 핀란드 사람들이 무겁고 음울한 날씨를 이기는 법을 배웠는데..그건 독서라고 하죠. 저는 인디 음악을 들어도 나쁜 환경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런 글을 썼어요. <고독한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은 내 일생의 가장 최대의 임무 중 하나라고 믿어도 좋을 것 같다. 거기에서 보람을 느낀다면 이상하다고 하겠지만 정말 그렇다. 무언가 인생에서의 의미를 찾아가는.. 흩어진 퍼즐을 짜맞추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 음악..고독한 음악..미지의 음악은 바로 내 자신 아닐까요? 어쩌면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희미하게나마 엿들으려고 음악을 듣는 것이라면요. https://youtu.be/kFA9ihZfp30?si=f4Lvh8djRDaoTtND


그리고 카페

백사실 계곡을 찾은 사람들
가을 그리고 사람들
가는 가을이 못내 아쉬워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그녀들이 가을을 배웅하러 모였다. 그곳은 부암동 백사실계곡. 단풍빛이 사그라들고 있었고, 공기 속에서는 탄내가 났다. 이제는 가을 향기를 기억할 시간.


백사실계곡에는 도롱뇽이 산다. 산동네 주택가 한 자락에서 나무들 우거진 숲이 나타나는 것도 신기한데, 계곡물에 보호 야생동물인 도롱뇽까지 산다. 도롱뇽, 이 땅의 도롱뇽은 작은 산 하나를 떠메고 물가에 서식한다. - '길상사 가는 길' 중에서 -------- 오래전에 쓴 컬럼 일부입니다. 성북동 길상사 가는 길에서 초입을 백사실계곡으로 잡아 걸었지요. 오늘 오후 여러분과 함께 걸을 숲길이기도 합니다. 옛사람들의 세계관인 도교사상을 엿볼 수 있는 <백석동천>, 금석학의 대가이며 유배지에서 걸작세한도를 그린 추사 김정희의 별서가 있던 흔적으로 추춪돌과 연못을 남긴 백사실,서울의 중심부 종로에서 뜬금없이 과수원을 거느린 마을인 능금마을...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나요? 숲길을 거닐며 제가 아는 걸 매우 요약해서 조심스레? 전하겠심데이 ^^ (사진은 백사실계곡에서 잡은 아기 도롱뇽)






세상에는 새로운 게 너무나 많다. 새로운 것에 이르려면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세상인 미래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말이다. 새로움보다 과거를 선호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새로운 문화적 취향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은 중세보다 훨씬 더 먼 과거에서 진리를 찾았으므로 르네상스란 새로운 세상을 맞이했다. 강가에 앉아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라. 강물은 과거에서 출발하여 미래를 향해 흐른다. 강물이 흐르는 시간 자체가 늘 새로운 것이다. 모든 시대의 옛것은 늘 새롭다는 얘기와도 통한다. 올드팝을 듣는 것은 늘 새롭다. 밥 딜런의 노래는 들을 때마다 신천지다. Bob Dylan - Señor (Tales of Yankee Power) (Official Audio) https://youtu.be/lrxzJL8z0W8?si=AaJ3R15ZVmhbLbgj


Music is my Life! 음악은 내 인생의 전부야. 뮤지션이나 음악애호가들에게서 이런 얘기를 듣곤 하지요. 그때마다 정말 음악이 전부일까? 고개를 갸웃하는데요, 제가 뮤지션이나 음악애호가 반열에 들지 못하기 때문이겠으나 그것으로는 어쩐지 내 입장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 거 같아요. 그렇다면 음악은 제게 단지 취미에 불과할까요? 그렇지는 않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관절 음악이 무엇이기에 젊었을 때 그토록 심취했고 지금껏 음악 곁을 떠나지 않고 빙빙 돌다시피 하는 거지? 제법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그럴싸한 결론이 내겐 있어요. 어쨌든 음악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소중한 일부임은 틀림없지. Neil Young - A Man Needs A Maid/Heart Of Gold Suite (Live At Massey Hall-1971) https://youtu.be/FYANlIfQtP8?si=U6fki5qm6EIbNbre


The Doors - Indian Summer 지구별의 이상 기온이 인디언 써머조차 지워버리고 있을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기 직전에 일주일 정도 따뜻한 날이 이어지는, 이상한 기상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서리가 내리는데도 포근하게 느껴지는 날씨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인디언일까?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이 이 따뜻함을 신이 내려주는 축복이라 여겨 생긴 어원이라는 게 내가 지금껏 알고 있는 얕은 지식이었다. 뜻밖에도 인디언 써머가 미 대륙만이 아닌 세계적인 현상임을 최근에 알았다. 유럽에서도 이와 비슷한 고온 현상이 성 마틴(St. Martin)의 탄생일인 11월 11일을 전후해 나타난다고 한다. 이를 ‘성 마틴의 여름’이라고 불렀으며, 슬라브권에서는 ‘늙은 여인의 여름’이라고도 불렀다나? 우리나라에서도 추운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묘하게 따뜻해지는 날이 여러 날 이어지면 소춘(小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주로 음력 10월 중에 발생했다고. 어제 가을을 느껴보려고 가까운 부암동을 거닐었다. 가을빛이 완연했지만 모든 나무가 붉게 타오르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붉게 타오르는 나뭇잎들만 단풍이 들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가을을 보내는 모든 것들, 심지어 시멘트벽, 유리창, 자동차 등 무생물적인 것들에 붉은 기운이 감도는 느낌이었다. 실인즉, 붉은빛보다 노란빛을 머금은 나무들이 더 많고, 나는 늘 이맘때면 도토리나무나 떡갈나무가 햇빛과 어울려 반짝이는 노란빛에 심쿵한다. 부암동 백사실계곡에서 매우 붉게 타오르는 나무를 보았을 때, 나는 ‘짐 모리슨 나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70년대 로커인 그는 평소 ‘서서히 타오르는 것보다 불꽃처럼 확 타오르고 싶다’고 말했고, 불과 28살 나이에 정말 그렇게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The Doors - Indian Summer https://youtu.be/yOKAQSGCm8Q?si=EvukwGDp2FgTbpI2


Nirvana - The Man Who Sold the World 우린 지난 과거를 얘기하며 계단을 올라 갔어 난 거기 있지도 않았는데 그는 내가 친구였다고 했지 그건 놀라움으로 다가왔어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어 난 네가 아주 오래 전에 혼자 외로이 죽은 줄 알았어 You're face to face With the Man who Sold the World 너는 지금 세상을 팔아버린 사람을 마주하고 있는 거야 어두운 분위기가 묘한 그루브를 이루며 멜로디컬한 느낌을 주는 노래. 당시 유행했던 이펙트를 쓰지 않은 것도 특이하고요 .. 달리 말하면 노이즈가 제거된 멜로디가 우울하면서도 아름답게 들리는 노래구나, 하고 여운이 좀체 가시지 않았는데, 마침내 그 까닭을 알았어요. 원작이 데이빗 보위였구나! 내가 ‘별에게로의 망명’이란 음악에세이에서 그의 진면목을 뒤늦게 알았기에 소개하지 못한 뮤지션. The Man Who Sold The World의 원작자는 바로 데이빗 보위. 한때 그가 머리를 박박 깎고 수행한 불교도였다는 사실이 이 노래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답니다. 불교에서는 환생을 얘기하잖아요. 전생과 현생과 미래생이 수레바퀴처럼 돌고 있다고요. 비틀즈의 막내 조지 해리슨은 힌두교도인데...불교와 마찬가지로 힌두교도 환생을 믿고 있지요. 조지 해리슨은 말했지요.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그토록 싸우는 건 전생의 악연 때문이라고” Nirvana - The Man Who Sold The World (MTV Unplugged) https://youtu.be/fregObNcHC8?si=9ggbt-KW2KwrDoka David Bowie – The Man Who Sold The World (Live BBC Radio Theatre 2000) https://youtu.be/SmTy_bweehQ?si=nMBkn_Qnx8xhLYAh


Hetty Loxston - Softly As in a Morning Sunrise 아침 해처럼 부드럽게... 살포시, 아침햇살처럼, 새롭게 태어난 날, 살며시 찾아오는 사랑의 빛 저 높은 하늘, 천국까지 그대의 손을 잡고 날았고 사랑을 죽여버리려는 또 다른 욕망은 저 멀리 지옥의 나락으로 한없이 떨어뜨렸지 ---------------------- 이 세상을 살기 정말 힘들다고들 하지만..어찌 보면 세상의 모든 아침은 희망으로 넘쳐흐른다. 문득 누구에게서 들은 얘기가 생각난다. “저 생일상을 한번 차려보고 싶어요. 조개를 넣은 미역국에 나물 반찬 두서너 개, 하얀 쌀밥에 샴페인이 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덧붙인다. “제 버킷 리스트 중 하나는 남은 인생 중에 꼭 한 번만이라도 진심으로 제가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생일상을 차리는 일이랍니다.” 희망이란 이런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생일상을 차려주는 일. 생각해보면 가장 쉬운 일이 가장 멀고 아득하다. https://youtu.be/NlWcA9VVEGk?si=IvsjfiRjMy-DxXl7


틈나는 대로 피아노를 치며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꾼 사르트르, 스스로 음악가라 자처하며 삶의 마지막까지 쇼팽과 피아노를 떠나지 않은 니체, 아마추어리즘을 적극적으로 내보이며 슈만에 대한 사랑을 아끼지 않았던 롤랑 바르트...이들 철학자들은 모두 피아노 애호가지요. 피아노 건반은 흑백으로 이뤄졌잖아요. 안이야 어떻게 생겼던 겉으로 보이는 구조는 매우 간단합니다. 피아노 연주란 그 흑백에 연결된 소리를 손가락으로 짚어내는 행위죠.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망치가 현을 두드려 진동하고, 현의 울림을 음향판이 확산하지요. 그 과정은 흑백도 아니고 선과 악도 아닌 연결과 조화의 세계, 절대 공존의 세계이죠. 피아니스트는 최상의 하모니를 찾아내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나는 피아니스트가 기다란 의자에 앉아 건반을 누를 때, 그가 아무리 이름 없는 연주자일지라도.. 우리 삶에 소수로 존재하는.. 매우 특별한 영혼을 지닌 사람처럼 보여요. Elton John LIVE - Tonight (Playhouse Theatre, Edinburgh, Scotland) | 1976 https://youtu.be/Jil_p7AQ2mI?si=PqFWZTB99TBrLgcZ Billy Joel – Honesty https://youtu.be/SuFScoO4tb0?si=4NuJ0PAmWgCFT7Fg


살다 보면 종종 곤경에 빠지곤 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여러 이유 때문에 어려움과 직면해서지요. 최악의 경우는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을 밟고 올라가 어느 순간 몸을 던져버리고 싶기도 하겠지요. 다행히도.. 우리 대부분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다시 살아보고자 용기를 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살률 1위의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이혼율 1위이기도 하고요. 이혼을 결정하는 가장 흔한 요인이 경제적 이유라고 합니다. 이혼하고 나서 경제가 어려워지기도 하고요. 어쩌면 이혼과 경제적 곤경은 동전의 앞뒤와도 같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1986년, 영국 팝 싱어 콜린 번컴브(Colin Vearncombe)는 이혼의 아픔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몹시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그 또한 여러 차례 자살을 꿈꾸었고, 그때마다 희망을 잃지 말자고 자신에게 다짐했다네요. 그때마다 그가 찾아간 곳을 바다였습니다. 노래를 들어보면 그걸 알 수 있어요. 나는 다시 바다로 떠나요. 햇살은 내 머리카락을 채우고, 꿈은 공중에 떠 있어요, 라고 시작하는 노래. 콜린의 노래도 좋지만, 그의 노래 Wonderful Life를 케이티 멜루아(Katie Melua)의 목소리로 들어보겠습니다. 케이트의 목소리가 더 귀 가까이서 들려오는 것 같기에. Katie Melua - Wonderful Life [BERLIN LIVE] https://youtu.be/EEny-BRP7NA?si=NgF29uN54mve4db7


'일상을 여행같이, 여행을 일상같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인간의 삶은 원심력과 구심력 사이에서 비슷한 힘으로 서로 버티어 대항하는 여정(旅程) 속에 살아가기 때문에 늘 떠남을 동경하고, 떠나서는 귀환을 꿈꾼다. 집처럼 편안한 공간이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설렘과 들뜬 마음으로 또 다른 세상이 유혹하고 있기도 하다. 제주도에 사는 어떤 여친은, 오랜 채팅 끝에 상대를 만나기로 약속하고 집 밖을 나선 어느 봄날, 버스정거장으로 걸어가는 동안 유채꽃의 샛노란 빛이 너무 눈부셔 제대로 눈을 뜨고 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고 내게 말했다. 결국 그녀는 유채꽃밭을 방황하다 집으로 돌아왔단다. 어느 여행가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기억들은 대부분 집 밖에서 만들어진다’라고 말한다. 불행히도 제주도 여친은 유채꽃밭을 벗어나 버스정거장 너머의 세계로 떠나지 못해 샛노란 유채꽃보다 더 강렬한 기억을 머릿속에 남기지 못했다. 당신은 어디까지 여행하고 싶은가? ------------------- 브라더스 포의 노랠 중국 배우 여명이 부릅니다. 들을 때마다 원작을 압도하는 감성이라고 내가 평가하는 여명 try to remember. https://youtu.be/uOvXDWBzGPg?si=baw1t10w_BCB3Qf2

즐겁게 놀아주시어 다른 사람도 덩달아 즐겁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


비틀즈의 존 레논. 그가 초등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숙제를 냈다고 해요.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노트에 적어내라.” 존 레논은 '행복'이라고 적습니다. 선생님은 존이 숙제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어요. 그랬더니 존이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선생님은 아마 커서 공무원이 될래? 사업가가 될래? 아니면 엔지니어가 될래? 이런 걸 물었던 거 같아요. 우리 대부분도 그런 질문에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정말 커서, 나이가 들어서 말이죠. 인생이란 걸 겪고 또 겪어보니까....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는 것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 알아내는 것이라는 존 레논의 말이 지극히 타당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존 레논에게 행복은 목적이 아니고 살아가는 방법이지 않았나..이런 생각도 드는 거죠. John Lennon - Watching The Wheels https://youtu.be/uVXR2LYeFBI?si=NJsgLoTjkIyQuQq7 아래 사진은 대학로에 깃든 가을..


한때..무라카미 하루키가 에세이에서 얘기한 소확생이란 말이 유행했잖아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줄임말이 소확생인데.. 우리는 그걸 작은 일에서 확실한 행복을 찾아내는 것으로만 알고 있어요. 뭐 다이야몬드가 더 좋지만 금이나 진주도 상관없다...롯데호텔이나 신라호텔 점심 정식도 좋지만...종로나 을지로 노포 음식점의 설렁탕이나 시레기국도 괜찮다..이런 식으로 말예요. 그런데 하루키가 얘기하는 소확생이란 .. 작은 것에서 삶의 진실을 깨닫는다, 이런 뜻이란 거죠. 예컨대 장롱 안의 잘 세탁되고 정돈된 옷들..이런 걸 보고 나를 위해 노동을 아끼지 않은 타인들에게서 고마움을 느끼고..거기서 행복을 느낀다.. 이런 것이지, 작은 것을 추구하는 게 아니란 거죠. 무얼 취득하거나 무얼 먹거나 해서 행복해지는 개인주의적 취향이 아니란 거죠. 그건 행복이 아니라 쾌감이잖아요. 눈으로, 귀로, 입으로...느끼는 잠시 행복이 아니라 자기 세계와 불가분 관련된 타인에게서 고마움을 발견했을 때의 행복..하루키 정도면 이렇게 말했을 거고..우리도 그런 경지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거죠. 사실 눈으로, 귀로..입으로 느끼는 행복에는 유효기간이 있잖아요. 오래갈 수 없는 것이죠. 눈에 보이지 않은 심장, 거기에 진짜 행복이 깃드는 것이죠. 마음속의 행복! 김광석 -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김광석 추모앨범) https://youtu.be/ZQM0TUgMKGY?si=8OmA_2qWSTNCOoTn 사진은 종로 2가 Lp바 피터, 폴 and 메리.


Greenfields 햇빛이 쏟아지는 푸른 초원이 있었네 시냇물이 흐르는 골짜기가 있었네 하얀 구름이 높게 뜨는 푸른 하늘이 있었네 그것은 영원한 사랑의 편린(片鱗)이었네. 우리 두 사람은 푸른 초원을 거니는 연인이었지. 그러나 지금 푸른 초원은 시들어 없어졌네 포크 밴드인 이지 라이더스(Easy Riders)가 처음 불렀던 노래. 당시는 주목받지 못했는데 60년에 브라더스 포가 불러 크게 히트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기억하는 그린필즈는 부라더스 포의 노래. 그런데 나는 그보다 훨씬 후인 80년대 등장한 닐스 란드그렌(Nils Landgren)이라는 스웨덴 트럼본니스트가 부른 노래를 더 좋아한다. 오늘처럼 비 오는 날 들으면 더 잘 들릴 목소리. https://youtu.be/8kE0-iZgv2M?si=4FtPeG1cb0FAYOXb


아침에는 인사를 잘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침에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인사를 잘해야 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드네요. 무슨 특별한 인사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편히 주무셨나요? 좋은 날입니다. 오늘은 얼굴이 더 좋아보이는군요...이런 흔한 인사 말예요...이런 인사가 별 거 아닌 거로 생각할 수 있지만,,, 타인과 관계를 맺는 오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는 거... 무시할 수 없는 오랜 전통과 비슷하다 거... 우리가 사는 지구처럼 날마다 아침이 밝아온다는 거.. 그래서 흔하지만 매일하는 아침 인사가 매우 특별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네요. Frazey Ford - Done https://youtu.be/dx3p8o5Iqao?si=7uoS9gO3pTF_q92c


길에서...택시를 잡으면 우선 행선지부터 말해야 하잖아요. 그러면 택시기사가 미터기를 꺾는 것이 순서고요. 그런데 박지웅이란 시인은 택시 기사분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택시, 내가 행복했던 곳으로 가주세요. 우리의 삶, 대부분 고달프잖아요. 경제가 힘들고, 가깝든 멀든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고, 사랑이 힘들고 이별이 힘들죠.... 비가 너무 와서 힘들고, 비가 너무 오지 않아서 힘듭니다. 그러나 그토록 살기 힘들어도..또 힘든 삶을 견디지 못하고 길에 퍼질러앉은 노숙자라할지라도.. 한때..그리고 한순간 행복했던 때가 있었겠지요. 누구나 그때를 추억하며 희미하게나 웃기도 할 겁니다.. 택시를 세워 그 시절로 데려가 달라고 할 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음악을 통해서도 우리가 행복했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Fran Healy -Sing Me To Sleep https://youtu.be/bd6DkvWK_fM?si=WTMaBHnf9eLFYjm7


팝을 전달하는 언어들...우리말과 확연히 다르지만, 그래서 그 언어를 제때 알아들으면 좋겠지만..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리 문제될 게 없습니다. 내가 음악을 들으면서 느끼는 공감은 언어로 쓰인 내용의 차원이 아니라, 그것이 드러나는 형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것에 반응하는 내 태도의 차원이고요. 사실 수많은 팝 가운데 내가 가사를 완전히 아는 곡은 한 대여섯 곡이나 될까? 하지만 가사를 전혀 몰라도, 어떤 노래는 듣는 순간.. 어느새 나 자신이 되어 있어요. 그래서 굳이 그 내용을 캐내어 알고 싶지도 않거든요. 희한한 건 영어에 그닥 밝지 않은 내 귀에도 팝의 어느 구절은 일부러 알지 않으려 해도 듣는 그 순간 마음 속에서 어느 정도 해석이 되어버리는 느낌이예요. 흔치 않지만.. 바로 그런 곡이 내가 찾는 곡이고..내 음감인 것이죠. 팝과 재즈를 넘나든 스웨덴 싱어 Lisa Ekdahl리사 엑달 _Vem vet?(누가 알아?) https://youtu.be/T_b1txv9dbk?si=PRKO-9zoSCVaQ7N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 말처럼 자연스러운 게 없지요. 안녕하세요는 흔한 인사지만, 우리가 안녕을 묻고 또 묻는 까닭은 세상이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그러나 힘든 세상을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겠지요. ---- 사진은 LP바에서 누가 쓴 신청곡 목록입니다. 그중 Golden Hair는 아메리카란 이름의 밴드로 원제는 Sister Golden Hair입니다. 이 정도만 쓰겠으니 DJ 당신이 알아서 들려달란 거겠지요. https://youtu.be/4gibSb1_GGw?si=NRcaVZamQusqc_NJ

그녀의 계절이 왔다. 십여 년 전이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가하려고 출국은 앞둔 나에게 예부터 함께 음악을 들어온 친구가 “요새 잠이 안 온다면서? 거기서도 여전히 잠 때문에 고생하는 게 아냐? 그럴 때 들어” 라며 Inger Marie Gundersen(잉거 마리 군데르손)의 CD를 살며시 내밀었다. 그러나 이상했다. 불면과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면 어쩔 수 없다고 의사가 처방한 수면제를 먹어야 겨우 잠이 들었던 나는 이상하게도 프랑크푸르트 호텔에서 정말 끝내주게 잠이 잘 들었다. 생각보다 도서전 일정이 빡빡했다. 비록 통역이 끼어들긴 했어도 영어도 독일어도 할 줄 모르는 나는 여러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에 꽤 신경이 쓰였다. 오랜만에 코를 곯며 자다가 깜짝 놀라 눈을 뜰 지경으로 깊은 잠에 들기도 했다. 바쁜 일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쩌면 프랑크푸르트의 기후와 내가 궁합이 잘 맞아 숙면에 드는지도 몰랐다. 이유야 어쨌든 분명히 가방에 잘 챙겨갔지만, 친구가 전해준 고마운 음반을 귀국할 때까지 들을 새는 없었다. 그리하여 다시 돌아온 서울, 어김없이 타는 가을 앞에서 그 음반을 틀었고, 그 이후 어느 곡을 불문하고 그녀, 잉거 마리의 목소리는 내게 신산한 가을을 달래주는 수면제가 되었다. 수많은 가수가 커버한 곡들임에도 그녀의 목소리만큼 포근하게 품어주는 자장가가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다시 가을, 이제 나는 언제든 그녀에게 의지하여 노래를 들을 준비가 돼 있다. https://youtu.be/p3y2e_xnsP4?si=JYbx8QavNsd41uAk


인생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시작하는 것’이라고 류시화 시인은 말했어요. 그리고 가장 좋은 나의 모습은 ‘무언가를 시작하는 나’라고 덧붙였어요. 이 말을 곰곰이 새겨보니 어느 날부터 여행에 빠져서 항상 배낭을 메고 어디론가 떠났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모든 차편이 끝나 야간버스만 남은 한밤중에 고속버스터미널에 서 있었고, 지하철 첫차 시간에 맞춰 새벽에 집을 나서기도 했지요. 내게 있어 여행은 산이나 바닷가, 혹은 내가 보고자 했던 문화유적지에 도착할 때가 아니라, 늘 집을 나설 때부터 시작됐지요. 많은 시작이 집을 나서는 순간 시작됐는데, 나는 지금까지 어떤 후회도 없이 그때를 좋아합니다. 음악여행이란 모임이 시작되는 오늘도 후회없는 먼훗날로 기억되기 바라며 ^^ Rod Stewart 로드 스튜어트가 부릅니다... Reason To Believe https://youtu.be/11InBDgpSOM?si=0wmlraCL7nXsa3VX


저처럼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세대는 팝을 들다가 그 가수가 무엇을 노래하는지 궁금하곤 하지요. 궁금함을 넘어서 신비한 감정에 빠져들기도 하고요. 그러다가도 정작 가사의 내용을 알면 흔해빠진 사랑이라 실망을 느끼기도 하고요. 그래선지 저는 팝을 들을 때 가사보다 멜로디에 더 귀를 기울이는 편이예요. 그러다 보니 가요를 들을 때도 저는 가사보다는 멜로디만 제 기억에 남아서 별로 아는 노래가 없어요. 물론 잘 부를지도 모릅니다. 어떤 사람이 말하더라고요. 언어가 끝나는 곳에 음악이 시작된다고. 그 말이 맞는 거 같아요. 덧붙여서 저는 언어 너머에 있는 풍경을 보는 데 음악을 듣는 묘미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느 때는 내용을 알 수 없는 노래, 저는 이걸 ‘숨은 노래’라고 여기기도 하는데요.. 노래가 숨긴 아스라한 풍경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아름다움을 음미하기도 합니다. 작가 김연수는, 싱어쏭라이터 백아가 쓰고 작곡한 테두리란 노래를 무한반복해서 들으며 하염없이 걸었다고 합니다. 그 노래 한번 들어볼까요. https://youtu.be/R8axRrFIsFI?si=XAl5NKyo4tHKCviw


가을을 영어로 쓰면 Autumn이다. 그런데 다른 표현도 있다. 바로 Fall. 이건 추상명사에 가까울 게다. 왠지 나는 어텀보다 폴이 더 가을에 어울리는 느낌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선 비 오는 날이 먼저 떠오르기도 하겠지. Fall을 매개로 내가 좋아했던 팝음악 떠올려보았더니 Elton John이 등장한다. 현명한 사람들이 말하길(Wise man say)로 시작하는 노래,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 사랑은 즐겁고 기쁘지만은 않다.힘겨운 걸음으로 걷다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느리게 지나가는 기차에서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았을 때처럼 우울할 때도 있다. 그러나 현자가 말하길, 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거란다.(It's all worth it).누구나 때때로 사랑에 빠지고, 사랑 때문에 겪는 아픔도 가치가 있다고 노래한다. 정말 그럴까? 대부분 사랑의 진면목을 깨닫지 못하고 눈이 먼 채 살아가는 건 아닐까. 올가을에도 깨달음이 오리라 확신할 수 없는데, 모두가 때때로 사랑에 빠진다는 이 노래의 제목처럼 속절없는 표현이 세상에 또 있을까. 어느 때보다 가을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종일 내리는 비에 정작 가을이 두렵기도 한 건 무슨 심산지...^^ 앨튼 존이 아닌 우리나라 뮤지컬 배우 강성의 목소리로 들어본다. https://youtu.be/ZDW3hTK4SIc?si=1JRnb4cFAVi6gcf7


폭염이 한없이 길어지는 지난여름에는 영영 가을이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누가 비 오는 창밖을 보며 말한다.이러다 금세 겨울이 오지. 그 말을 듣고 다들 고개를 끄덕일 때 나는 왠지 섬뜩한 느낌마저 들었다.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걸 초조하게 여겨설까. 가을을 품에 안고 풍요와 비옥함을 느끼고 싶은데 추석 연휴에 찬비가 내린다.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님을 깨닫는다. 올핸 그 어느 때보다 가을을 아껴써야지^^ 정동의 밤은 이 가을에 더욱 빛나고 아름다울 것이다. 가을은 음악 듣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고.. 지난 사진을 올려본다.


중구 정동에 있는 Lp바 '음악과 사람들'을 아시나요? 덕수궁과 경희궁 사이에 있는 그곳은 언론 발상지로 신문로라고 부르는 거리에 경향신문과 문화일보, 신아일보가 있고, 시네큐브, 세실극장, 현대미술관, 작곡가 이영훈기념비 등 문화 명소가 모여 있지요. 대부분 Lp바가 저녁에 오픈하므로 고궁과 문화 명소를 거닐고 맛집에 들러 식사한 뒤에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에겐 오랜 친구와도 같은 Lp바입니다.

36/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