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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ㅡ 피비린내 나는 권력 다툼에서 그들이 최대한 멀어져 있는 게 유리하단 걸 관객은 안다. 역사적 사실을 뒤집지 않는 한 패배가 예정된 길이라서다. ‘서울의 봄’에서 이태신(정우성 분) 장군 무리를 향한 안타까움처럼 말이다. 흥미롭게도 ‘왕사남’은 쿠데타 주역 수양대군을 화면에 등장시키지도 않고 단종 복위의 정당성을 전면에 내세우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관객 시선은 두메산골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를 따르게 되는데, 영화 전반부 그가 유배객을 간절히 기다리는 건 그로 인해 마을 살림이 살아나리란 기대 때문이다. 일종의 ‘유배 경제’ 속물주의, 철저한 ‘먹고사니즘’이다. 제작사 온다웍스의 임은정 대표는 이와 관련한 매체 인터뷰에서 “현대인의 부동산에 대한 갈망까지 반영해 엄흥도의 입체성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치 격변이나 사회적 비극에도 내 주식은 어떻게 되나 경제적 저울질이 우선인 게 요즘 세태다. 그런 엄흥도가 할 수 있는 최대치는 어린 폐왕이 ‘강을 건널 수 있게’ 노끈을 잡아당기는 일이었다. 권력을 조롱하거나 풍자하면서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 서사를 상상했던 관객들이 이젠 누구라도 위태로울 수 있는 각자도생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염치를 곱씹는 듯한 풍경이다. 강혜란 중앙일보 문화선임기자 말을 이쁘게 하는 탁월한 글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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