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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펀스 (후기) 연극 <오펀스>가 끝난 뒤, 관람객은 한동안 자리를 쉽게 뜨지 못했다. 이번 공연은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구성되어, 인물의 성별보다 감정과 관계 자체에 더 깊이 집중하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세 인물의 선택과 시선이 더욱 또렷하게 다가왔다. 트릿과 필립, 그리고 낯선 남자. 이 셋의 동거는 어딘가 위태롭고 불안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 서로의 빈틈을 메워가는 흐름이 있었다. 트릿은 붙잡는 방식으로 자신의 불안을 감추려 했고, 필립은 그 흔들림 속에서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등장한 낯선 남자는, 두 사람이 채우지 못한 공백을 다른 결로 어루만지며 조용히 스며드는 존재였다. 9년 만에 무대에 오른 문근영의 트릿은 감정을 크게 드러내기보다, 불안과 집착을 섬세하게 눌러 담아내며 인물을 단단하게 표현했다. 양소민이 연기한 낯선 남자는 부드러움과 서늘함을 동시에 지니며, 관계의 흐름을 바꾸는 존재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김주연의 필립은 순수함과 불안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두 인물 사이에서 조용히 중심을 잡아주었다. “걱정 마, 난 항상 너와 함께 있을 테니.” 낯선 남자가 남긴 이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자신의 방식이 남겨질 것임을 암시하는 선언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그는 떠났지만, 그의 방식은 남았다. 필립은 그의 풀린 운동화를 선택했고, 트릿은 그 끈을 묶어주었다. 그 장면을 보며 나는, 관계란 누군가를 붙잡는 것이 아니라 결국 서로의 결핍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세 사람은 더 이상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한 사람이 남기고 간 방식이, 다른 두 사람의 삶 속에 조용히 스며들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작품은 누가 옳은지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이 남긴 흔적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삶을 바꾸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그래서 공연이 끝난 뒤에도 그들의 방식은 내 안에서 한동안 머물렀다 <몬냥이시선>사라진 사람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남겨진 이들의 결핍 속에 스며들어 다른 방식으로 오래 머문다




댓글 2
지금 연극한편 또봤네요^^ 덕분에 꽁짜로 잘 보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