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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님들께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긴 침묵의 시간이 지나 참으로 오랜만에, 그러나 늘 마음 한편에 품고 있던 그리움을 담아 벗님들께 안부를 전합니다. 신록의 푸르름이 날로 짙어가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문득 가슴속에 고여 드는 생각들을 전하고 싶어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어느덧 제 나이도 예순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세상의 기준대로라면 이제는 삶의 지도 위에 정착을 선언하고 안락함을 이야기해야 할 때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제 안의 나침반은 여전히 사방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홀로 침묵하는 시간 동안 "이 나이에도 나의 방황은 왜 끝나지 않을까" 하는 깊은 고뇌가 밤바람처럼 마음을 스치곤 했습니다. 그러나 고요함 속에서 문득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흔들림은 부끄러운 방황이 아니라, 삶에 대한 가장 뜨거운 예의이자 영혼이 살아있다는 증거라는 것을요. 만약 삶을 그저 생물학적인 생존으로만 여겼다면 이미 익숙해진 일상에 안주했을 것입니다. 여전히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고 헤매는 이유는 우리 내면의 불꽃이 아직 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청춘의 방황이 목적지를 찾지 못해 울부짖는 거친 폭풍우였다면, 지금 우리의 방황은 목적지가 없음을 알고도 길 자체를 사랑하는 깊고 고요한 잔물결과 같습니다. 예술가들의 위대한 걸작이 생의 황혼기에 탄생했듯, 완벽하게 닫힌 결말보다 여백이 남은 미완성의 그림이 더 아름다운 법입니다. 우리의 방황은 삶의 지도를 완성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도리어 그 지도를 끊임없이 넓혀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벗님들, 혹시 저처럼 나이 예순을 넘어서도 여전히 길을 잃은 듯 흔들리는 분이 계시는지요. 그렇다면 우리의 발걸음을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지는 해를 향해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새로운 새벽을 찾아 영혼의 지평선을 함께 걷고 있는 가장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여행자들이니까요. 혼자 걸으면 외로운 방황이었을 이 길에, 오랜 침묵을 깨고 돌아와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주시는 다정한 벗님들이 계시기에 제 방황은 다시 한 편의 서정적인 시가 됩니다.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벗님들의 삶에도 이 흔들림이 아름다운 여백으로 피어나길 소망합니다. 조만간 따뜻한 에스프레소 한 잔의 온기를 나누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서로의 살아있는 이야기들에 귀 기울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댓글 2
멋진 글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화이팅하세요
공감 합니다.어쩌면 우리 모두는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답을 찾는 여행자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젊은 날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목적지보다 함께걷는 사람의 온기와 길 위의 풍경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겠지요. 늘 함께하는 인연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