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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술, 호랭이술 / 추억소환 중국 연길 지역에는 한국인 귀에 유난히 친숙한 이름의 술이 있다. 바로 된장술과 호랭이술. 2019년 말, 고향 친구와 함께 백두산 여행을 갔다. 가이드가 말했다. "천지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틀 연속 맑은 천지를 봤다. 가이드 왈, "두 분은 6대가 덕을 쌓으셨네요." 그 말에 괜히 어깨가 으쓱했다. 그날 저녁 연길 시내 양꼬치집. 친구와 나는 양꼬치를 먹으러 간 건지, 된장술을 마시러 간 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38도 된장술. 이놈이 바로 범인이었다. 한국에서 애지중지 들고 간 이슬이는 끝내 외면당했고, 돌아오는 날 전부 가이드 손에 넘겨졌다. 호랭이술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여행 내내 아침, 점심, 저녁... 된장술과 호랭이술이 우리 식탁의 고정 멤버가 되었다. 그 후 지인을 귀찮게 해서 어렵게 국내로 들어와 술장고 한켠을 지키고 있던 마지막 된장술 한 병. 며칠 전 마침내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조용히... 굿바이를 했다. 술 한 병이 사라진 게 아니라, 백두산의 바람과 천지의 풍경, 친구와의 추억 한 조각이 비워진 것 같았다. 그래도 괜찮다. 언젠가 다시 연길에 가서 된장술 한 잔, 호랭이술 한 잔, 그리고 추억 한 잔을 채우면 되니까. 🍶




댓글 5
먹은 꼬치 숫자 세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