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시니어들이여 되는 걸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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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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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행 그리고 사람들
    서울특별시 강남구

    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시니어들이여 되는 걸 하세요 짧은 글 하나를 읽었다. 시니어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것들을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그중 늙어서 함부로 도전하지 말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젊어서는 ‘하면 된다’며 도전해도 됐지만 늙어서는 ‘되면 한다’로 마음을 바꾸라는 것이다. 욕심을 능력의 범위 안에 두라는 뜻일까. 주위에 보면 젊은 시절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한풀이라도 하듯 시도하는 친구들이 많다. 색소폰이나 드럼을 배우기도 하고 활을 쏘기도 한다. 그러다 대부분 도중에 그만둔다. 인내하면서 진입장벽을 넘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것 같다. 정년퇴직을 하고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친구가 있다. 딸의 결혼식에서 치기 위해 두 곡을 선정해서 몇 달동안 죽어라고 연습했다고 했다. 정작 딸의 결혼축하연의 식장에서 피아노 앞에 앉았더니 순간 머리 속이 하얘지면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더라고 했다. 그게 노인이 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수필 속에서 노인이 되면 첼로와 희랍어를 배우겠다고 했다. 톨스토이는 젊은날 늙어서는 이태리어를 공부하겠다고 했다. 천재들이 하면 될지 모르지만 나 같은 보통 사람은 그게 될까 의문이다. 나는 바둑을 배울 기회를 놓쳤다. 그렇지만 부러웠다. 바둑을 두는 사람들을 보면 신비스럽고 그 분위기가 그윽해 보였다. 바둑판을 가운데 두고 누군가와 마주하고 앉아있기라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이 육십을 넘어 인터넷으로 바둑을 배워봤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대방에서 메시지가 왔다. “야 이 병신아 호구에 돌을 놓는 게 어디 있니? 바보니?” 바둑돌을 잘못놓았다고 욕까지 먹었다. 잠시후 바둑이 중단되고 메시지가 다시 왔다. ‘그만하자 바보야. 엄마가 학원가래’ 손자뻘 되는 아이에게 혼만 났다. 바둑을 배우기에는 늦었다. 엄청난 공을 들이고 시간을 바쳐야 한다는 걸 알았다. 늙은 내가 하면 될 것 같지 않았다.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소망이었던 것을 시도해 본 것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수는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늙어서 함부로 도전하지 말아야 한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삶에는 그때 그때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는 것 같다. 젊어서부터 하던 일을 마지막까지 즐기듯 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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